머스크, 영국 등 유럽 정치 현안에 지속 간섭
"미성년자 성착취 사건 은폐"…英 저격하자
"본인 사업에나 집중", "선 넘은 허위정보"
최근 영국, 독일, 스페인 등 유럽의 정치 현안에 간섭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향해 영국 내무부 여성 안전 담당 부장관이 "본인의 사업에나 집중하라"고 따졌다. 제스 필립스 부장관은 7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스카이뉴스 등 영국 언론에서 머스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머스크에게 전할 말이 있냐’는 스카이뉴스의 질문에 “화성 가는 일을 진행하시라”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머스크는 계속 머스크다운 일을 할 것이다. 나는 고민해야 할 더 크고 중요한 일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머스크에게 자신의 사업에나 집중하라고 비꼰 것이다.
연초부터 머스크는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서 영국 정부가 과거 미성년자 성 착취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에 부실 대응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난 3일에는 필립스 부장관을 저격하며 “성폭행 제노사이드 옹호자”라는 주장을 폈다. 지난해 10월 필립스 부장관이 올덤 지역의 성 착취 사건을 중앙 정부에서 조사해달라는 시의회 요청을 거부하고 자체 조사하기로 한 것을 두고 비판한 것이다. 그는 이후로도 필립스 부장관과 키어 스타머 총리 등 영국 정부를 비난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렸다.
필립스 장관은 “이런 허위정보가 (나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머스크의 엑스 게시물로 인해)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다만 “이런 위협은 여성 폭력 피해자들의 경험과는 비교할 수도 없다”며 “이에 침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 머스크에 대해 “자신이 말하는 주제(성폭력)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남자 때문에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기고 있다는 점이 제일 화난다”고 ITV에 말했다.
스타머 총리 역시 지난 6일 머스크의 주장에 대해 “선을 넘은 거짓말과 허위 정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머스크는 앞서 스타머 총리가 왕립검찰청(CPS) 청장이었던 시절 해당 사건의 수사를 제대로 안 하고 은폐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한 바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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