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위에 또 다른 탑을 쌓은 독특한 형태
5층 몸체 올린 뒤 금동 보탑 얹어
국내 최초로 '해목형 안상' 확인돼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이 1984년 보물로 지정된 지 약 40년 만에 국보로 승격됐다. 국가유산청은 공주시, 대한불교조계종 마곡사 등과 협력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한다고 9일 밝혔다.
고려 후기인 14세기경 조성됐다고 추정되는 석탑이다. 탑 위에 또 다른 탑을 쌓은 독특한 형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절 마당에 기단을 2단으로 쌓고, 그 위로 5층의 몸체를 올린 뒤 '풍마동(風磨銅)'이라 불리는 길이 1.8m의 금동 보탑을 얹었다.
국가유산청은 "금동 보탑은 중국 원나라 등에서 유행했던 불탑 양식을 정교한 제작기법으로 재현한 형태"라며 "우리나라 석탑 가운데 유일해 당시 불교문화의 국제적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유산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마곡사 오층석탑은 형태와 조각 기법도 주목할 만하다. 석탑의 기단은 고려 시대에 성행했던 백제계 석탑 양식을 보인다. 맨 아랫부분에 하중을 지탱할 힘을 높이기 위해 놓은 지대석에는 게의 눈과 같은 형상의 곡선이 새겨져 있다.
국가유산청은 "'해목형 안상(蟹目形 眼象)'으로 불리는 형태"라며 "국내에 현존하는 석탑 가운데 최초로 발견된 사례라 학술·예술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이 석탑이 있는 마곡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 가운데 하나이자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다. 자장율사(590~658) 또는 보조국사 체징(804~880)이 창건했다고 전하나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은 없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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