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동킥보드' 기업들 대거 CES 참가
"어림잡아 20~30개 왔다"
전동킥보드로 어디든 갈 수 있다 홍보
中 전동킥보드 활성화…세계 시장에도 영향력
"2030년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729조"
중국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에서 차세대 이동수단으로 각광 받는 전동킥보드에 대한 자국의 기술력이 누구보다 높다고 자평하며 세계 시장 장악에 대한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의 전동킥보드 제조 기업들은 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모빌리티 기업들이 대표 기술들을 전시하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놀스홀(북쪽홀)의 동쪽 방면 부스들을 사실상 점령하고 자사들이 만든 갖가지 전동킥보드들을 진열해놨다.
참관객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제품 뒷면 벽에 있는 사진과 영상이었다. 사진, 영상 속 모델은 해당 전동킥보드를 타고 산과 바위를 오르내리고 파도가 치는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아주 거뜬하게 질주하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중국 대표 전동킥보드 제조 기업 '브이셋(VSETT)'의 한 관계자는 "정말로 제품들을 타고 바위를 넘고 산을 탈 수 있는 것인가"라는 본지의 질문에 "그렇다"고 확신에 찬 어조로 답했다. 이어 "중국에는 수많은 전동킥보드 제조 기업들이 있다"며 "이번 CES 2025에도 어림잡아 20~30개 기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자전거보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킥보드가 산을 타고 바위를 넘을 수 있다면, 해당 제품의 뼈대와 바퀴가 상당히 견고하고 단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기업들이 제공한 홍보 책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만든 전동킥보드는 빠르고 스마트하기까지 하다. 최고속도는 적게는 시속 40㎞, 많게는 70㎞에 이르고 양쪽 손잡이 사이에는 LCD 디스플레이 모니터가 장착돼 자동차에서의 내비게이션과 같은 기능을 한다. 향후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중국 기업들의 설명이었다. 이들은 시내 도로에서 타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 어디서든 전동킥보드를 탈 수 있는 단계로까지 자신들의 제품의 질을 향상하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 '미니워커(MiniWalker)'는 "여러분의 일상의 속도를 높이세요(Speed up your life).'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퍼스널 모빌리티(개인용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맥킨지'는 다가오는 2030년에는 중국이 미국, 유럽과 함께 퍼스널 모빌리티 잠재 시장 규모를 5000억달러(729조원)까지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이 2019년에 집계한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40억~50억달러(약 5조~7조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11년 사이에 시장 규모가 약 100배로 뛸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중국은 단거리를 이동하는 배달, 대리운전산업이 크게 발달하면서 자연스럽게 전동킥보드 등을 이용하는 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기술 개발에 열을 올려 온 것으로 전해진다. 값이 싼 데다 기술력까지 받쳐주면서 타국의 전동킥보드 기업들이 경쟁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저가 배송을 보장해주는 업체들에 의해 중국산 전동킥보드가 무분별하게 유입되고 있어, 우리 업계가 정부에 단속을 강하게 요구한 일이 있었다. 한국이모빌리티산업협회는 지난해 11월께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국가기술표준원에 직구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에 대한 안전 기준을 강화해달라고 건의했다. 중국산 제품들은 불량 배터리로 인한 화재 등 안전 문제에 우려가 있으니, 이에 대한 방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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