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국내외 정책 불확실성 고조
생존이 우선, 차세대 수익모델 찾아야
새로운 활로로 AI·K-컬처 등 주목
'스네이크(SNAKE)'는 대한상공회의소가 7일 '2025 유통산업 백서'를 발간하면서 제시한 올해 소비시장의 키워드다.
올해가 푸른 뱀의 해인 점을 고려해 5대 키워드를 'SNAKE'로 함축했다. 생존(Survival)·차세대 수익모델(Next Biz model)·인공지능(AI)·K-컬처(K-Culture)·가격 중시 소비(Economical consumption) 등의 영문 첫 글자를 땄다. 경기가 침체되고 국내외 정책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만큼 유통 기업은 불황형 소비에 대응할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 '생존(S)'이 유통기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소매시장 성장률은 2021년 7.5%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9월 기준 성장률은 2023년 동기 대비 0.8%로 낮아졌다. 올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고조로 소비자가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은 까다로워진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가성비 있는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사활을 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차세대 수익모델(N)' 개발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기업들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한 광고 사업인 '리테일 미디어' 사업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중고마켓플랫폼 등 C2C(소비자 대 소비자) e커머스 모델을 비롯한 초개인화된 대화형 쇼핑 등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AI(A)'가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높일 도구로 지목됐다. AI를 활용한 소비패턴 분석과 미래 수요 예측을 통해 기업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와 공급망·재고 최적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글로벌 유통산업 내 AI 시장규모는 2033년까지 549억2000만달러로 성장해 2023년(99억7000만달러)의 5.5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활로로는 'K-컬처(K)'가 중요하게 언급됐다. K-컬처와 융합된 커머스가 국내 기업의 성장 돌파구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K-컬처와 관련된 기업들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K-컬처의 영향 때문이다. 이 가운데 CJ올리브영은 뷰티를 비롯한 K-콘텐츠를 한곳에서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외국인의 '쇼핑 메카'로 자리 잡았다. CJ올리브영의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3조5214억원, 영업이익은 34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처음으로 4조원대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마지막 키워드는 '가격 중시 소비(E)'로, 가격 경쟁력이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경기 침체로 인한 불황형 소비 트렌드의 전방위적인 확산에 요노(YONO·You Only Need One) 소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YONO는 불필요한 물건 구매를 자제하고 꼭 필요한 물건을 사는 소비 형태를 일컫는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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