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플로리다주 중견 로펌
각국 정부·기업 앞다퉈 찾아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 두 번째 취임식을 앞둔 가운데 ‘친 트럼프’ 로비업체로 미국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을 받는 업체가 있다. 트럼프의 ‘30년 지기’로 알려진 로비스트 브라이언 발라드가 운영하는 ‘발라드 파트너스(Ballard Partners)’다.
브라이언 발라드가 1998년 미 플로리다 주 텔러해시에서 시작한 이 로비업체에는 현재 로비스트, 변호사, 정책 연구자 등 전문가 55명(지난해 12월 말 홈페이지 기준)이 근무 중이다. 워싱턴 DC, 보스턴, LA, 마이애미 등 미국 주요 도시는 물론 이스라엘 텔아비브,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이스탄불 등 전세계 16개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발라드 파트너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발라드 대표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발라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스트”(폴리티코)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발라드는 트럼프 취임 직후인 2017년 워싱턴 DC에 분사무소를 설립하고 회사 규모를 불렸다. 발라드 파트너스는 트럼프 첫 임기에 연방 로비 수수료로 수천만 달러를 벌어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캠프가 캠페인 자금을 모금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발라드도 직접 사비 25만달러(약 3억5000만원)를 트럼프 캠프 자금에 투입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선이 유력해지자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속속 발라드 파트너스와 업무 계약 체결에 나섰다. 일본 정부는 일찍이 지난해 초 발라드 파트너스와 매달 2만5000달러(약 3300만원)의 수임료를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이외에도 미 정부와 의회의 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아마존, 보잉과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신일본제철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카타르와 튀르키예 등 외국 정부들도 발라드 파트너스를 앞다퉈 찾고 있다고 한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수지 와일스도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팸 본디 전 플로리다 주 법무장관과 함께 발라드 파트너스에서 근무했다. 와일스는 트럼프 캠프 막후에서 핵심 참모 역할을 하며 트럼프 재선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 출마하기 수개월 전 발라드가 와일스를 트럼프에게 소개하는 등 세 사람이 긴밀한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와일스가 2022년부터 일했던 로비업체 ‘머큐리 퍼블릭 어페어스(Mercury Public Affairs)’와 지난해 11월 26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국은 의회와 정부 등을 상대로 한 입법과 정책에 대한 로비 활동이 합법이다. 국민의 ‘청원권(the right to petition)’을 규정한 수정헌법 제1조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로비자금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 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2023년 미국 내 로비 규모는 42억7000만달러(약 5조7098억원)다.
각국 정부와 기업은 거액을 들여 로비업체와 로비스트를 고용해 자문을 받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미국 내 로비 활동에 지출을 늘리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상반기 미국 대관 자금으로 354만달러(약 48억원)를 썼다. 2023년 상반기(322만달러) 대비 9.9% 증가한 규모다. 삼성그룹이 미국에서 고용한 로비스트도 58명에 달했다. 삼성의 미국 내 로비 규모는 인텔(362만달러)을 제외하면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홍윤지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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