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명희 전 국립부경대 교수, ‘유랑하는 영혼들’ 출간
고려·북미·시카고 한인 장거리 민족주의 문학 비평
고려한인, 북미한인, 시카고한인 등 고국을 떠난 이들과 후손이 쓴 디아스포라 문학을 다룬 평론집이 나왔다.
송명희 문학평론가가 최근 발간한 ‘유랑하는 영혼들-재외한인의 디아스포라 문학’(수필과비평사)이다. 국립부경대학교 명예교수인 저자는 오랫동안 재외한인의 디아스포라 문학에 심취해 온 평론가다.
이번 평론집은 재외한인문학 전문가인 저자의 ‘미주지역 한인문학의 어제와 오늘’(2010, 공저), ‘캐나다한인문학연구’(2016), ‘트랜스내셔널리즘과 재외한인문학’(2017)에 이은 4번째 저서다.
‘미주지역 한인문학의 어제와 오늘’과 ‘트랜스내셔널리즘과 재외한인문학’은 대한민국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고 ‘캐나다한인문학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출판비를 지원받아 성과를 인정받았다.
저자는 이번 저서에 CIS(독립국가연합) 고려인을 비롯해 미국 LA와 시카고, 캐나다 등의 재외한인 디아스포라 문학에 대한 평론 13편을 수록하고 있다. 총 5부에 걸쳐 중앙아시아, 북미, 시카고, 캐나다 등 지역별로 구성하고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작가를 중심으로 쓴 글들을 엮었다.
제1부 ‘고려인의 디아스포라와 장소상실’에 수록된 ‘고려인 시문학에 나타난 장소와 장소상실’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김병학(1992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 후 2016년에 영구귀국), 이 스따니슬라브(카자흐스탄 고려인 4세), 최석(1997년 카자흐스탄으로 이주), 김 블라디미르(우즈베키스탄 고려인 3세, 2012년 한국 귀화) 등 디아스포라의 시 세계를 분석한 글이다.
제2부 ‘북미한인 시인의 시적 지향’에선 한국문인협회 미주지회 회장인 길버트 강(강정실)의 시에 대해 쓴 ‘혼성 장르로서의 사진시, 시와 사진의 상호텍스트성’이란 평론과 캐나다한인문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 권천학에 대해 쓴 ‘생태적 윤리의식과 에코토피아의 꿈’이란 평론을 수록했다.
제3부 ‘시카고한인 문학의 형성과 발전’은 시카고 한인문학의 형성과정과 장르적 발전과정을 인구학적 통계와 대표작가와 작품을 통해 살핀 글을 싣고 있다.
제4부 ‘시카고의 시문학의 어제와 오늘’에선 ‘시카고의 시문학의 역사적 전개’는 시카고 문학을 중심으로 한인들의 시문학을 관찰한다. 단행본 시집을 발간한 김영숙, 신호철, 박창호, 고미자, 송인자 등 시인 5명의 개별적 시 세계를 분석한 5편의 평론도 함께 수록했다.
제5부 ‘한민족 이산 문학 현황 파악 및 문학교류 활성화 정책 연구-캐나다편’은 문학을 넘어서는 캐나다 한인의 이산 현황에 대해 포괄적으로 접근한 글을 다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우리 한민족은 708만여명(2023년)이 외국으로 이주해 살고 있고 반면 국내에 들어와 체류하는 외국인은 250여만명(2023년)이다. 그야말로 글로벌 차원에서 이주가 일상화된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며 “이주가 일상화된 시대에 재외한인의 디아스포라 문학에 대해 비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어 “재외한인문학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는 비평이며 비평의 취약 현상은 중국조선족문학을 제외한 어느 지역의 한인문학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만약 국내의 연구자나 비평가가 애정을 갖고 지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문학은 정리되고 연구되고 평가받지 못한 채로 남겨지게 될 것”이라고 출간 배경을 알렸다.
송명희 문학평론가는 1980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뒤 1981년부터 국립부경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했다. 그동안 페미니즘 문학과 재외한인문학 관련 저서 등 50여권을 발간했다.
영남취재본부 김용우 기자 kimpro77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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