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한강' 지주사 설립해 관리
"한강사업관리단, 직속으로 두고 지휘"
공사 부채 관리 위해 사업 진행률에 중점
35년 만에 내부 출신 사장 선임
황상하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후보자는 ‘그레이트 한강’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강개발사업단을 사장 직속 조직으로 두고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사 부채 관리를 위해서는 사업 진행률 관리에 중점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황 사장 후보자는 SH공사 출신으로 공사가 당면한 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황 후보자는 23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SH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취임 후 정책 목표로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과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미리내집) 확대,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수행, SH공사 재정건전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그레이트 한강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두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한강개발사업단을 사장 직속 조직으로 두고 지휘하겠다고 했다. 황 후보자는 "SH공사는 서울시 유일한 개발공기업이며, 개발 능력을 갖춘 곳도 우리 뿐"이라며 "사장 직속으로 놓고 매일 체크를 하겠다는 것이며 단계마다 점검해서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레이트 한강은 한강을 오가는 수상버스(리버버스)를 필두로 수상관광호텔, 대관람차 등을 건립하는 한강변 개발 프로젝트다. 오세훈 서울 시장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그레이트 한강 사업 관리·지원 조직으로 가칭 ‘한강개발지주’라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겠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황 후보자가 기획경영본부장 재직 시절 기획한 안이다. 그는 "(개별 사업별로) 하나씩 회사가 만들어질 것이고, 지배구조를 확실히 갖는 회사가 나올 때까지 주주 간 협약서에 언제든지 우리가 주식을 양도하겠다는 내용을 넣을 것"이라며 "손실이 나거나, 이익이 나는 곳도 있을 텐데 이익이 나오는 곳으로부터 배당받고, 손실 나는 곳은 유상증자를 시켜서 손실을 메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후보자는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 확대와 그레이트 한강 등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부채 관리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공사가 27조원 정도 투자를 해야 하는 시기이고 선투자 후회수 방식의 사업방식이어서 채무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자가 달라지면 원가가 상승하는 요인이 되기에 진행률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SH공사가 보유 중인 매입임대주택의 공가율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고광민 시의원은 "매입임대는 임대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하려고 매입하는 주택인데 올해 9월 기준 매입임대 공가가 7134가구에 달한다. 이 중 2376가구는 공급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올해만 6개월 이상 공가에서 발생한 재산세만 6억6300만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매입임대 공가는 2002년 반지하 주택 등 침수지역에서 매입하기 시작했고, 폐쇄한 주택도 건축물 관리대장에 남아있다 보니 공가로 관리할 수밖에 없다"며 "최근에도 반지하 매입해서 폐쇄한 부분이 있고, 폐쇄한 것은 건축물 관리대장에서 없애면 과세 대상에서도 빠지므로 검토해서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황 후보자는 공사 재직 당시 부채감축 TF 실무책임자를 맡아 2014년 채무를 6조원 이상 감축했던 이력이 있다. 이후 후보자가 기획경영본부장 재직 시기였던 2021~2023년 경영평가에서 ‘나’등급 이상을 받았다.
신혼부부 장기전세주택2(미리내집) 사업과 매입임대, 리버버스, 대관람차, 서리풀 공공주택지구 개발 등 시 역점 사업 추진 과정에서 막대한 재원이 투입되면 경영평가 성적이 나빠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황 후보자는 "임대주택 공급이 늘어나면서 임대보증금 등 부채가 많이 늘어나다 보니 점수를 못 받는 경우가 있는데, 행안부에 요청해서 공공성에 가점을 줄 수 있게 해달라고 할 것"이라며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을 가점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시의회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황 후보자는 1964년생으로 1990년 공사에 입사해 전략기획처장, 공유재산관리단장, 금융사업처장, 자산운용본부장, 기획경영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재정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고 재정통으로 불린다. 황 후보자가 신임 사장에 선임되면 35년 만에 처음으로 공사 출신 사장이 탄생하게 된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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