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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원 투란도트, 제작진·연출 갈등…첫 날 공연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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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모어 연출 "내 작품 아니다" 선언
"2003년 공연 모방 요구 수용할수 없어"
제작사측 "리버모어 연출 형사소송 검토"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쿠라 등 화려한 출연진과 최고 등급(VIP) 입장권 가격 100만원으로 화제를 모은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이 22일 공연 첫날부터 파행을 겪었다. 연출을 맡았던 다비데 리버모어는 제작진 측과 갈등 끝에 공연 개막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자신이 연출한 작품이 아니라고 선언했다. 이날 첫 공연은 제작사 측의 준비 미흡으로 20분가량 늦게 시작했을 뿐 아니라 공연 중 자막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입장권 판매 사이트 게시글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관객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는 2003년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한 야외 오페라 투란도트의 감동을 푸치니 서거 100주년인 올해 다시 재현하겠다며 박현준 한국오페라협회 회장이 예술총감독을 맡아 마련한 무대다. 2003년 야외 오페라는 중국 영화감독 거장 장이머우의 연출로 화제를 모았고 당시 공연도 박현준 총감독이 제작했다.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도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쿠라, 아스믹 그레고리안, 유시프 에이바초프, 율리아 그레고리안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제작사인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제작비에 무려 200억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작사 측과 리버모어 연출은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첨예한 갈등을 겪었다. 리버모어 연출은 22일 이메일을 통해 제작진이 장이머우의 투란도트 연출을 강요했다고 주장하며 '어게인 투란도트'를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0억원 투란도트, 제작진·연출 갈등…첫 날 공연도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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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메일에서 "(제작진이) 장이머우 같은 위대한 예술가의 모방을 강요하며 우리의 연출을 하지 못하게 했다"며 "이는 저에게는 윤리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다른 아티스트의 아이디어를 존중한다"며 "그들의 아이디어를 사용하거나, 조작하거나, 베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리버모어 연출은 "계약서에는 다른 유럽 아티스트 가수나 감독들처럼 한국에 도착한 첫날에 정산을 받는다는 내용이 있다"며 제작사 측이 계약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도 보도자료를 내고 리버모어 연출의 주장을 반박했다.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박현준 예술총감독이 여러 차례 2003년 상암 투란도트 판으로 공연 준비를 요구했지만 리버모어 연출 측이 제작진의 의도를 듣지 않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투란도트를 연출하려고 했다"며 "이 과정에서 생긴 갈등으로 리버모어 연출 측이 굉장히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2024투란도트문화산업전문회사는 리버모어 연출의 어시스턴트인 카를로 샤칼루가가 약 한 달간 연습을 약속하고 지난 11월25일 입국했으나, 단 한 시간도 연습에 참석하거나 연출 관련 업무를 하지 않고, 개런티 전액을 요구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리버모어 연출 역시 한국에 도착한 뒤 연출에 관해 단 한마디도 도움을 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리버모어 연출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게런티를 요구하기에, 박현준 예술총감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리버모어 연출이 끊임없이 보수를 요구하고 들어줄 수 없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리버모어 연출에 대한 형사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연출과 제작진 측의 갈등 속에 '어게인 2024 오페라 투란도트'는 이날 코엑스 D홀에서 개막했다. 하지만 공연은 원래 예정 시간보다 20분가량 늦게 시작했고 이에 입장권 판매 사이트에는 제작진을 성토하며 환불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빗발쳤다.



관객들은 음향이 너무 적고, 자막도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공연을 제대로 관람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또 좌석도 원래 예매한 곳과 다른 좌석이 마련됐으며 그마저도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 의자로 마련한 좌석은 단차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무대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는 불만도 잇따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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