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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일본의 새로운 여명, 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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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칼럼]일본의 새로운 여명, 부동산 시장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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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태양의 나라 일본에서 새로운 여명이 보이고 있다. 일본은 장기 디플레이션, 경기침체, 글로벌 위상 약화로 '잃어버린 30년'을 겪었다. 일본에서 역대 가장 오래 총리를 역임한 고(故) 아베 신조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13년 초완화 통화 정책, 유연한 재정 정책, 구조 개혁이라는 대담한 세 가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핵심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2% 달성하는 것이었다. 11년이 지난 지금, 그의 첫 번째 화살이 마침내 과녁을 정확히 맞혔다는 게 분명해졌다. 인플레이션은 2022년 4월 이후 매달 2%를 상회하고 있다. 기업 지배 구조 개혁 및 무역·투자 개방 등 다른 주요 조치도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모건스탠리는 아베노믹스의 추진력이 미래 정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경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일본이 주요국 중 유일하게 경제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값은 2022년 초부터 수직 낙하하고 있다. 게다가 인구 위기와 막대한 공공부채 등을 비롯한 일본의 심각한 구조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일본은 1990년대 초 자산 버블 붕괴 이후 일본을 괴롭혔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났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3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근로자들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임금 인상을 보장받았고, 소비자들은 가격이 인상된 제품을 구매할 여력을 갖추게 됐다.


최근 일본 주식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부문은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부동산과 같은 내수 성장의 혜택을 받는 업종이다. 일본의 인플레이션 환경과 개혁 압력은 아시아 부동산의 큰 테마 중 하나가 돼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극심한 시기에 일본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도쿄 도청이 이달 초 일본의 저출산율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직원들이 주 4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한 것도 변화를 수용하려는 의지의 표현 중 하나다.


전문적으로 관리되는 임대 주택 시장에서 인플레이션과 임금 성장이 이 부문의 투자 사례에서 중요한 부분이 됐다. 투자자들은 임대료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임차인에 대한 강력한 법적 보호로 인해 임대인이 함부로 임대료를 인상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임대료가 예전만큼 고착화된 것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수혜 부동산 업종은 바로 호텔이다. 과거에는 일본 호텔이 외국인이 찾기엔 비쌌던 탓에 내국인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엔화 폭락으로 인바운드 관광이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도쿄는 작년에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한 도시였다. 일본은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통제를 비교적 늦게 해제했지만,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지출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모든 주요 도시의 호텔 일일 평균 요금은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또 다른 승자는 일본 대기업들이 주주들의 요구에 더 잘 부응하도록 압박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일 수 있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대기업들이 비핵심 부동산 포트폴리오에서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대기업들의 재무제표에 숨겨진 부동산 가치가 무려 25조엔(약 1626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힘입어 일본 내 인수합병 활동의 주요 촉매제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경제와 사회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대부분은 외부에서 주도하고 있다. 더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수요 주도형 인플레이션은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엔화 가치의 급락은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월가에서는 일본이 점점 덜 일본적으로 바뀌며 이로 인해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다.


그래도 서사는 실현될 수 있다. 전 세계가 일본 경제가 새로운 시대의 정점에 있다고 확신할수록 일본 스스로도 이번에는 다르다고 느낄 가능성이 커진다.


니콜라스 스피로 로레사 어드바이저리 파트너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If Japan is on the cusp of a new era, what’s on the cards for property?’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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