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윤 탄핵표결 앞두고 대국민 성명 발표
"여야·진보·보수 떠나 헌법 준수 책무있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 재표결을 하루 앞둔 가운데 여권을 향한 찬성 표결 동참을 촉구했다. 현재까지 국민의힘에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7명으로 탄핵안 가결을 위해서는 1석이 더 필요하다. 야권은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는 여당을 향해 표결 직전까지 찬성표 설득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여야, 진보, 보수를 떠나 헌법을 준수하고 주권자의 명령에 따라야 할 책무가 있다"며 "부디 내일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달라.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성명에서 '국민'을 30여차례 언급하며 대국민 탄핵 동참과 여권의 찬성 표결 압박을 동시에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 명령은 초지일관 한결같고 또 분명하다. 내란 수괴 윤석열은 지금 당장 물러나라는 것"이라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에게 총칼을 들이댄 권력자는 단 1분 1초도 국민을 섬기는 1호 머슴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 안팎에서도 여권을 향한 탄핵 찬성 설득 작업이 한창이다. 이날 민주당 당직자는 국회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앞에 탄핵에 찬성하지 않은 의원들의 실명을 거론한 대자보를 붙였다가 국민의힘 당직자의 항의로 제거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탄핵 찬성을 설득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셈이다. 야당 관계자는 "여당이 탄핵 찬성 표결에 나설 수 있도록 투표 직전까지 지속해서 회유하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날 현재 여권에서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안 찬성을 표명한 의원은 진종오·한지아·조경태·김재섭·김상욱 등 5명과 1차 탄핵안에 찬성한 안철수·김예지 의원을 포함해 총 7명이다. 일각에선 여권 내 탄핵 찬성 의원이 총 10명 내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범야권 192석에 더해 국민의힘에서 8석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변수는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여당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인물로 여전히 탄핵 반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권 의원은 당 원내대표 투표에서 과반인 72석을 득표해 2위인 비윤(비윤석열)계로 거론되는 김태호 의원(34표)을 두 배 이상 앞섰다. 현재까지 당내 친윤계가 압도적으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셈이다. 만일 다음날 탄핵안 표결에서도 여권이 탄핵 반대 당론을 유지할 경우 막판 부결 가능성도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의원직 상실에 따른 투표 공백은 해소됐다. 전날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및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 탄핵 표결에 나서지 못하는 조 전 대표를 대신해 당은 비례대표 승계작업에 곧바로 착수, 이날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백선희 의원의 비례대표 승계를 결정했다.
야권 내에선 압박보다 설득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야당에선 친분이 있는 여당 의원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알리며 찬성표 설득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 관계자는 "친분이 있는 여당 의원들의 명단을 취합해 제출하기로 하는 등 회유할 의원들을 선별하는 작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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