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플랫폼 최고경영자(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취임 기금으로 100만달러를 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저커버그 CEO가 지난달 말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플로리다 마러라고를 방문했을 때 이야기가 이뤄진 것이다. 저커버그는 이 자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대선 승리에 대한 축하 인사를 건넸고, 트럼프 당선인도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커버그 CEO는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미 연방 의회 난입 사태로 트럼프 당선인의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계정을 차단한 이후 이어졌던 껄끄러운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저커버그는 교도소에서 여생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썼을 정도로 저커버그 CEO에 대한 적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저커버그 CEO는 대선을 앞두고도 트럼프 당선인과 최소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하는 등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기도 했다.
저커버그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로도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도 불편한 사이다. 지난해 메타가 엑스(X·옛 트위터)를 겨냥해 SNS 서비스 '스레드'를 출시하자 두 사람은 설전 끝에 격투기 대결까지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을 이끄는 제프 베이조스 CEO도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며 취임 후 그를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이조스 CEO는 지난 4일 뉴욕타임스 주관 '딜북 서밋'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규제를 줄이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 듯 보인다"며 "그를 도울 수 있다면 돕겠다"고 말했다. 베이조스 CEO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사사건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WSJ는 "이제 공화당이 백악관과 의회 양원을 장악하면서 일부 빅테크 경영진들은 트럼프에 대해 새로운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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