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외부 경비·계엄군 내부 진입
과천 청사·선거연수원 211명 투입
김용현 전 장관 “부정선거 판단 위함”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선거연수원에 출동한 경찰이 총 실탄 333발과 공포탄 11발을 준비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에 배치된 과천경찰서 초동대응팀 경찰관들은 K-1 소총 5정에 실탄 300발을, 지역 경찰은 권총 1정에 실탄 3발·공포탄 1발을 소지했다. 또 다른 선관위 시설인 경기 수원시 선거연수원으로 향한 수원서부경찰서 지역 경찰은 권총 10정에 실탄 30발·공포탄 10발을 갖고 있었다.
계엄 선포 당시 경찰이 외부 경비를 맡고, 계엄군은 내부로 진입했다. 두 곳에 배치된 경찰병력은 총 211명이다. 중앙선관위에는 과천경찰서장, 경비교통과장, 과천경찰서 초동대응팀 5명, 과천경찰서 지역 경찰 4명, 과천경찰서 형사과 2명, 4기동대 2제대 19명, 7기동대 73명 등 105명이 투입됐다. 선거연수원에는 수원서부경찰청장 및 직원 14명, 수원서부경찰서 초동대응팀 6명, 수원서부경찰서 형사과 3명, 수원서부경찰서 지역 경찰 20명, 2기동대 63명 등 106명이 배치됐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계엄 선포 후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우리가 선관위 쪽에 갈 예정"이라는 전화를 받고 선관위에 경찰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조 청장은 지난 3일 오후 10시41분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에게 "우발 사태를 대비하는 게 맞겠다"고 전달했다. 김 청장은 경기남부청 경비과장에게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와 수원 선거연수원에 대한 안전조치 및 우발대비를 지시했다. 당시 과천경찰서장이 초동대응팀장과 상의 후 대테러 상황에 준해 K-1 소총, 탄약통 등 출동 장비 지참하도록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선관위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고, 선관위 측으로부터 CCTV를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특별수사단은 지난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된 후 계엄군이 선관위에 투입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앞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이유에 대해 부정선거 의혹 관련 수사의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5일 행안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계엄군의 선관위 진입에 대해 "헌법적으로 과연 계엄법상 맞는 것인지 굉장히 의문이 있다. 계엄군이 왜 선관위에 진입했는지는 그 이유를 정확히 모르겠다"며 "선관위는 계엄법 대상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계엄이 이뤄진다고 해서 업무를 이관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총장은 계엄 당시 선관위에서 반출된 물품이 있는지에 대해선 "없다"며 전산·로그 기록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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