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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尹 탄핵 집회 "벌써 지치지 말자"는 시민들 사이로 출근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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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 막히고 버스도 우회
여의도~국회의사당 걸어서 출근
순복음교회 인근도 북새통

"국회의사당역 가는 지하철 안 온대요. 버스 타세요, 버스!"


7일 오후 2시 20분경 지하철 4호선 동작역에서 내려 여의도로 가는 9호선으로 환승하려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승강장으로 내려가자 누군가 이렇게 외쳤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촉구하는 집회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이 국회의사당과 여의도 인근으로 몰릴 것이라고 예상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인원이 많았다. 우회한 사람들은 361번 버스를 타기 위해 지하철역에서 나와 근처 정류장으로 향했다. 여의도 방면으로 향하는 현충원 맞은편 동작역은 평소 출근길에도 붐비는 곳이 아니었지만, 이날은 예외였다. 사람들은 두 줄로 서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는 종착역인 국회의사당역까지 가지 못하고, 여의도역에서 멈췄다.


[르포]尹 탄핵 집회 "벌써 지치지 말자"는 시민들 사이로 출근해보니 7일 오후 3시경 국회의사당 앞 인파가 몰리고 있다. (사진=이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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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역에서 국회의사당까지 걸어오면서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을 수 없었다. 모인 인원이 많다 보니 자주 멈추면서 보폭이 줄어들었고, 대화가 들릴 만큼 거리도 가까웠다. 사람들은 "집에 있어도 어차피 유튜브만 계속 들여다볼 것 같아서 나왔다", "오늘 바로 탄핵해야지", "여의도가 시위하기엔 안 좋은 장소네", "오래 버텨야 하는 데 벌써 지치지 말자"라고 말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이 이번 집회를 주도했지만, 시민들도 삼삼오오 몰려들고 있었다. 노총이 준비한 공연 소리와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걷다 보니 며칠 전 출산을 앞둔 후배와 함께 점심을 먹었던 식당이 나왔고, 이곳이 2017년 광화문광장이 아닌 2024년 여의도라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르포]尹 탄핵 집회 "벌써 지치지 말자"는 시민들 사이로 출근해보니 지하철 9호선 동작역은 갑작스럽게 몰린 인파로 혼잡이 이어졌다. 서울교통공사는 여의도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사진=이현주 기자)

비슷한 시각 국회로 출근하려던 다른 기자도 원래 타던 버스를 타지 못했다. 버스 기사는 "시위로 인해 노선이 변경됐다"고 안내했다. 최대한 국회 근처로 가는 버스를 타야겠다는 생각에 다른 버스를 타고 여의도 순복음교회 근처에서 내렸다. 이미 그곳에도 시위에 참여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었다. 관광버스가 다수 주차된 것으로 미뤄볼 때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온 것으로 보였다.


순복음교회에서 내려 국회의사당을 향한 그 기자는 국회 도서관 근처 회전문을 통해 들어왔다고 전했다. 그쪽으로 들어가 얼른 출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문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자 기자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시위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있었다. 곧바로 오른쪽으로 꺾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넘었다는 담장 아래에 이미 많은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경찰들도 담장 하나하나마다 배치돼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었다.



출입증을 찍고 들어오자 국회 안은 밖과 달리 적막감이 흘렀다. 시간을 보니 평소 출근 때 보다 2배가 더 걸렸다. 이날 여의도에 온 사람 그 누구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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