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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테크나우]'올해가 원년'이라던 액화수소, 상업가동은 차일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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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E&S, 액화장비 1대만 상업가동
하이창원은 정치 문제에 발목잡혀
린데수소에너지는 시험운전만
안전기준 없어 특례로만 사업 한계

[C테크나우]'올해가 원년'이라던 액화수소, 상업가동은 차일피일 SK 인천 액화수소 플랜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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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사의 흐름을 바꿀 액화수소 시대의 원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지난 5월 8일 인천 서구 원창동 아이지이㈜에서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 준공식이 열렸다. 아이지이는 SK E&S가 액화수소 사업 추진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준공식에 참석했던 정부와 기업 관계자는 한결같이 올해가 액화수소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SK E&S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연간 3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액화수소 생산 공장으로 국내 액화수소 시대를 열어줄 신호탄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 공장은 현재 3기의 액화 장비(트레인·train) 중 1기만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실제 가능한 생산량의 3분의 1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올해 1월 국내 최초로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했던 하이창원도 아직까지 상업 운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효성중공업과 프랑스 린데 합작사인 린데수소에너지도 울산에 액화수소 공장을 지었지만 시험 운전만 계속하고 있다.


액화수소 플랜트가 잇따라 가동에 들어가며 2024년은 액화수소의 원년이 될 것이란 기대가 부풀었으나 연말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상업 운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수요 부족을 들 수 있다. 액화수소를 받아줄 수소 충전소가 아직 충분치 않은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액화수소 플랜트가 정치 쟁점화하면서 발목을 잡고 있다.

"생산해도 팔 데 없어"

액화수소는 상온에서 기체 형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도에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수소다. 기체 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분의 1로 줄어든다. 1회 운송량은 약 10배 확대할 수 있어 대용량의 수소를 저장, 운송하는 데 유리하다. 기체 수소를 운반하는 튜브 트레일러에는 수소가스 200~300㎏을 저장할 수 있는데 액화수소 탱크에는 약 3t을 담을 수 있다.


기체 수소는 200바(bar) 압력으로 압축해 튜브 트레일러로 운송한 뒤 수소충전소에서 다시 900바까지 압력을 높여 수소차에 충전한다. 이에 비해 액화수소는 대기압 수준(2바)으로 운송하기 때문에 안전성이 우수하다. 또 수소충전소에서 기화하면서 바로 900바로 압축하는 방식이어서 기존 기체 수소에 비해 효율적이고 전기요금도 적게 든다.


이처럼 운송과 저장, 충전에서 여러 장점이 있는 액화수소는 앞으로 수소 모빌리티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됐다. 에너지 기업들도 잇따라 액화수소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며 상업 가동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5월 인천에서 준공한 SK E&S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하루 30t을 생산할 수 있는 액화 설비 3기, 20t을 저장할 수 있는 저장 설비 6기 등을 갖췄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약 3만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액화수소 3만t은 수소 버스 약 5000대를 1년간 운행할 수 있는 양이다.


SK E&S는 인근 SK인천석유화학의 공정 내에서 발생하는 기체 상태의 부생 수소를 고순도 수소로 정제한 후 액화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SK E&S는 프랑스 에어리퀴드사로부터 액화 설비를 들여왔다. SK E&S 관계자는 "현재 1기의 액화 장비만을 가동하고 있으며 향후 수요가 늘어나면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테크나우]'올해가 원년'이라던 액화수소, 상업가동은 차일피일

하이창원도 에어리퀴드사의 액화 설비를 도입해서 올해 1월31일 액화수소 플랜트를 준공했다. 국내 최초의 액화수소 플랜트였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 등에 이어 세계에서 9번째로 액화수소 생산국의 자리에 올랐다. 하이창원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50%, 창원산업진흥원 30%, 두산에너빌리티가 2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운영 및 유지보수(E&M)를 맡는다. 하이창원 액화수소 플랜트는 하루 5t, 연간 최대 1800t의 액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최초’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하이창원 액화수소 플랜트는 상업 운전 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이곳은 수요 부족에 정치적인 문제까지 더해졌다. 창원시의회는 행정사무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전임 허성무 시장(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창원성산) 재임 시절 있었던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위는 현재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만 참여하고 있으며 오는 20일까지 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이창원은 창원시의회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내년 1월에는 상업 운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수소충전소 사업을 전개하던 효성그룹도 액화수소 플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 독일 린데와 49대 51의 비율로 합작회사 린데수소에너지를 설립하고 액화수소 플랜트를 짓기 시작했다. 린데수소에너지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울산 용연산업단지 내에 있으며 현재 시험 가동 중이다. 린데수소에너지는 원래 올해 3분기에 준공하고 상업 운전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4분기로 미뤄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효성 관계자는 "액화수소를 생산하더라도 유통할 수 있는 충전소가 많지 않다"며 "시장 수요 상황을 지켜보면서 준공 및 상업 운전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 플랜트는 연 1만3000t 규모다. 효성은 향후 생산 능력

을 3만9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액화수소 플랜트가 잇따라 지어지고 있지만 주요 수요처인 수소차의 보급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수소연료전지차의 총판매량은 전년 동비 대비 17.4% 감소한 9946대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대차 넥쏘의 부진 여파로 전년동기 대비 25.8% 감소한 2978대 판매에 그쳤다.

"안전 기준도 조속히 마련해야"

현재 액화수소와 관련한 생산과 저장, 운송, 충전, 기자재 등 모든 사업장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아직 고압가스안전법에서 액화수소에 대한 안전기준이 없다 보니 특례 절차를 통해서만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액화수소 수요처 확대를 제약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액화수소 저장탱크, 기자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관련 제품을 만들어 놓고도 수요처 발굴에 애를 먹고 있다. 액화수소 드론을 개발한 하이리움의 한 임원은 "액화수소를 사용하기 위해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 승인을 받는 데만 3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러다 보니 당장 액화수소를 사용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액화수소 시장이 형성되지 않다 보니 관련 기자재를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곳도 많지 않다. 액화수소 플랜트와 충전소의 핵심 장비 역시 대부분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액화수소 안전기준은 내년 상반기에나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2년 1월 액화수소와 관련해 27개의 임시 안전기준을 마련해 규제 샌드박스에 적용하고 있다. 산업부는 전 세계적으로 액화수소를 상용화한 나라가 많지 않아 안전에 대한 충분한 검증 절차가 필요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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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충전소 등에서 확보한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압가스안전법 시행규칙에 액화수소와 관련한 안전기준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국무조정실, 법제처 규제 심사 등의 절차를 거쳐 시행규칙을 개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종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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