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해체용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은 부산기계기술연구센터 레이저 기술 실용화 연구실 박인덕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수심 10m 환경을 모사해 두께 100㎜ 이상의 스테인리스강 시편을 한 번에 절단할 수 있는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원전을 해체할 때 구조물을 절단하는 데는 주로 기계적 절단과 열적 절단 방식이 쓰인다. 이중 기계연이 개발한 기술은 열적 절단 기술의 일종으로 분류된다. 고출력 레이저를 이용해 수중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오염물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테인리스강은 원자력 압력 용기의 주된 재료로 쓰인다. 연구팀은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로 실제 현장에서 요구되는 조건인 수심 10m에서 두께 100㎜의 스테인리스강 시편을 절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다른 열적 절단보다 절단부의 커프 폭(Kerf width)을 2㎜까지, 레이저 절단 기술에서 사용되는 절단 가스 유량을 600ℓ/min까지 줄였다. 절단 속도는 50㎜/min를 달성했다.
이와 별개로 연구팀은 본격적인 원전 해체에 대비해 현장과 유사한 조건에서 수중 레이저 절단이 가능한 수중 30m급 레이저 절단용 가압 수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현재는 수중 레이저 절단의 최적 조건을 찾기 위해 수중 고압 환경용 소형화 다중 노즐 제작을 완료해 특허출원을 진행하는 중이다. 수중 레이저 절단 과정에서 절단되는 시편과 노즐 사이의 충돌로 발생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충돌 방지 기구도 자체적으로 설계했다.
이번 연구는 기계연 기본사업 ‘안전한 원전 해체를 위한 레이저 제염 및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 개발사업’ 과제로 수행됐다. 연구에는 부산대, 국립한국해양대가 공동으로 참여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레이저절단·해체 기술 고도화 및 실증(원전해체경쟁력 강화기술개발사업)’을 통해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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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덕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기계연이 개발한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은 원전 해체 현장을 그대로 모사해 원전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오염물을 최소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연구팀은 영구적으로 폐쇄될 원자력 시설이 계속 증가할 것을 고려해 수중 레이저 절단 기술의 고도화와 실증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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