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 ‘허술한 심사’ 국정 감사 도마
비대면 허점 노리고 대리신청·허위자료 제출
정책자금을 노린 금융 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의 대출 및 보증심사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의원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5월 기술보증기금 ‘ 원클릭 보증’ 을 이용해 금융기관에서 총 100억원의 대출을 받아 편취한 범죄조직원 95명을 검거했다.
이들은 대출 명의자들을 모집한 뒤 공인인증서 등을 양도받아 대리 신청했으며, 기술보증기금 상담과 현장실사에 대비해 허위 사업계획서와 예상 질문 답변서를 작성해 대출명의자들이 숙지토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대출명의자들은 경찰 수사 과정에서 '기술보증기금 현장실사 당시 형식적 질문에 답변한 것이 전부다'고 진술했다.
기술보증기금은 대출 보증 과정에서 충분한 서류 심사나 실질적 매입·매출, 직원 근무 여부 등에 대한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이후 기술보증기금은 ‘원클릭 보증’ 지원 기업 1만651개사 중 보증해지·사고기업 2,615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8,036개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전수조사 결과 집중 사후관리가 필요한 취약 기업은 431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범죄조직에 가담한 대출명의자 대부분은 채무이행 능력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수조사에서 제외된 보증해지 및 사고기업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5년간 원클릭 보증의 보증사고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자 연체가 372건으로 가장 많았고, 원금 연체 248건 , 폐업 196건 , 신용관리정보등록 125건 순이었다.
권 의원은 “이 사건은 현행 기술보증심사 제도가 얼마나 허술한지 보여준 사례다”며 “범죄 일당이 예상 질문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기술보증기금의 정형화된 질문패턴을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자금 대출사기, 허위보증 등의 문제는 기술보증기금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중소상공인에게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모든 공공기관의 공통적 문제다”며 “허위자료 제출 및 금융부조리 조직 등에 대한 원포인트 전수조사는 물론 범죄 징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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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의원은 또 “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편리하게 대출·보증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정책자금 지원이 확대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면서도 “촘촘한 검증 절차를 통해 정책자금을 노리는 금융 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정책금융기관의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남취재본부 허선식 기자 hss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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