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연관 부처 협업 성과 강조
녹색국채 내년 발행 가능성 언급도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으로 우리나라 자본 시장 파이가 커지고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우리 위상이 올라갔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세종정부청사에서 FTSE 러셀의 한국 WGBI 편입 결정 발표와 관련한 브리핑을 개최하고 성과를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 8일(미 현지시간) WGBI를 운용하는 FTSE 러셀이 한국을 WGBI에 편입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강조한 것이다.
WGBI는 26개 주요국 국채가 편입된 선진 채권 지수이다. 추종자금 규모가 2조5000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대 채권 지수로 꼽힌다. FTSE 러셀은 런던 증권거래소 그룹(LSEG) 자회사로, 세계 최대 시장지수 산출 기관이다.
곽상현 기재부 국채과장은 이 자리에서 "자본 시장은 채권 시장과 주식 시장으로 이뤄져 있다"며 "채권 시장 쪽에 약 75조원의 안정적인 자금이 들어오면 자본 시장 파이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채로 해외 자금이 들어오면 회사채 시장도 발전된다"며 최근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녹색국채 발행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그간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자본 시장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개선하는 등 노력해왔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폐쇄적이라 평가 받던 외환 시장도 구조 개선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 이 과정에서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WGBI 편입에 성공했다.
정여진 기재부 외환제도과장은 "FSTE 러셀이 우리 정부의 재정 건전성 의지를 신뢰했기에 편입 결정을 한 것"이라며 "이것이 주는 시그널이 크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 신인도가 올라가고 외환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외환 시장 구조 개선도 성공적으로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재부를 포함한 연관 부처가 한마음으로 협업한 점도 성과 배경으로 꼽혔다. 이날 브리핑에 참석한 김윤상 기재부 제1차관은 "기재부 3개 실국(국고국, 국제금융국, 세제실)과 다른 실국이 힘을 합쳤다"며 "기재부 외에 국세청과 한국은행, 예탁결제원, 금융위원회 등 모든 기관이 힘을 합쳐 협조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곽 과장도 "(WGBI 편입 과정에서) 국제금융국에서 주도한 외환시장 구조개혁과 국채과와 세제실이 함께 한 국채통합계좌, 그리고 세제실이 주도한 (외국인 국채 투자자) 비과세 조치들이 있었다"며 "금융위에서 외국인 투자등록제 폐지를 하고 기타 디테일한 금융 감독 규정, 라이센스 등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에서 대응해준 측면이 컸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앞으로도 외환 시장 구조 개선 작업을 추가로 진행, 주식 시장 숙원 과제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한다. 녹색국채 발행도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일각에선 녹색국채가 내년 상반기에 발행될 수 있지 않겠냐는 주장이 나온다.
곽 과장은 이와 관련해 "내년 예산안(201조원)에서 국채를 어떻게 발행할지는 기재부 재량"이라며 "이 안에서 녹색국채를 발행해야 하는데 협의를 통해야 하기에 (발행 시점을)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토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FTSE 러셀은 1년 후인 내년 11월부터 실제 지수 반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그 사이에는 분기별로 편입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이달 기준 한국의 편입 비중은 2.22%이다. 이는 편입 국가 중 아홉 번째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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