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에너지 성능과 기계적 유연성 간 딜레마를 해결한 열전 소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소재는 스마트 의류 등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으며,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열에너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KAIST는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와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공동연구팀이 국립한밭대 오민욱 교수, 한국기계연구원 정준호 박사 연구팀과 협업해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2Te3) 열전 섬유’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열전 소재는 온도 차이가 있을 때 전압을 발생시켜 열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한다. 폐열을 회수해 재활용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에너지 물질로도 주목받는다.
일상에서의 열원은 인체, 차량 배기구, 냉각 핀 등 대부분 곡면 형태를 보인다. 이중 세라믹 재료 기반의 무기 열전 소재는 높은 열전 성능을 자랑하지만 깨지기 쉬워 곡선형 제작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고분자 바인더를 사용한 유연 열전 소재는 다양한 형상의 표면에 적용할 수 있지만, 고분자의 낮은 전기전도성과 높은 열 저항으로 성능이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기존 유연 열전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선 고분자 첨가제가 필요했다.
하지만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무기 열전 소재는 고분자 첨가제를 넣지 않고도 나노 리본을 꼬아 실 형태의 열전 소재를 제작, 성능 저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한다.
공동연구팀은 무기 나노 리본의 유연성에서 착안해 나노몰드 기반의 전자빔 증착 기술로 나노 리본을 연속적으로 증착한 후 이를 실 형태로 꼬아 비스무트 텔루라이드 무기 열전 섬유를 제작했다.
무기 열전 섬유는 기존 열전 소재보다 높은 굽힘 강도를 가지며, 1000회 이상의 반복적인 구부림과 인장 테스트에서도 전기적 특성 변화가 미미했다.
특히 공동연구팀이 만든 열전 소자는 온도 차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소자로, 섬유형 열전 소자를 이용해 옷을 만들면 체온으로부터 전기가 생산돼 다른 전자제품을 가동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구명조끼나 의류에 열전 섬유를 내장해 에너지를 수집하는 시연을 거침으로써 상용화 가능성도 입증했다. 연장선에서 산업 현장에서는 파이프 내부의 뜨거운 유체와 외부의 차가운 공기 사이의 온도 차이를 이용, 폐열을 재활용하는 고효율 에너지 수확 시스템을 구축할 가능성이 열렸다는 것이 공동연구팀의 설명이다.
정연식 교수는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무기 유연 열전 소재는 스마트 의류 등 웨어러블 기기에서 적용해 활용할 수 있다‘며 “극한의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할 수 있어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글로벌 생체융합 인터페이싱 소재 센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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