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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높이는 기업들]②"경영권 방어수단‥열등생에 주는 컨닝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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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방어 수단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자본시장의 전문가들은 노력의 방향성이 다소 어긋나 있다고 지적한다.

경영권 방어 수단의 추가적인 도입은 기본 취지와는 달리 소액주주보다 경영진과 지배주주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전체 자본시장과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경쟁이 없으면 기업은 썩는다"며 "지금 자본시장에 밸류업을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포이즌 필 같은 경영권 방어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자본시장이 오히려 퇴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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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가 '먹잇감'으로 삼는 기업의 2가지 조건
차등의결권·포이즌 필, 미국서도 극히 예외적 인정

경영권 방어 수단을 강화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대해 자본시장의 전문가들은 노력의 방향성이 다소 어긋나 있다고 지적한다. 사모펀드들이 '먹잇감'으로 노리는 기업의 조건은 정해져 있으며, 이는 경영권 방어벽을 높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게 이익을 내고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을 최고의 방책이라는 주장이다.

사모펀드가 '먹잇감'으로 삼는 기업의 2가지 조건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쉬운 예로 미국의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은 한 번도 공격을 당한 적이 없다"며 "이런 탐나는 기업들이 왜 적대적 M&A 공격을 당하지 않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적대적 M&A 목표 대상으로 삼는 기업은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기본적으로 회사의 펀더멘털, 즉 기본가치와 성장 잠재력이 좋아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찾는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는 "법적·윤리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거버넌스(지배구조)가 좋지 않아 주가가 경쟁사 대비 저평가돼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주주를 위한 자본거래, 의도적인 주가 하향 압력 등으로 '밸류업' 하지 못한 기업들이 사모펀드의 먹잇감이 된다는 것이다. 사모펀드는 해당 기업을 잠시 포트폴리오에 넣었다가 다시 매각하게 되는데, 이미 주가가 높은 기업은 추가 상승 여력이 적어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지금 재계가 불안해하고 있지만, 이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회사가 국내에 많지 않고, 만약 해당이 된다면 그 회사들은 주가를 올리면 된다"며 "그것이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장회사의 존재 목적을 다하는 기업, 즉 이익을 많이 내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고 주주들에게 배당이나 주가 상승으로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기업은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벽 높이는 기업들]②"경영권 방어수단‥열등생에 주는 컨닝페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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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의결권·포이즌 필 등 경영권 방어 수단, 열등생에게 커닝페이퍼 주는 것"

경영권 방어 수단의 추가적인 도입은 기본 취지와는 달리 소액주주보다 경영진과 지배주주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전체 자본시장과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경쟁이 없으면 기업은 썩는다"며 "지금 자본시장에 밸류업을 위한 긍정적인 움직임이 일어나는데 포이즌 필 같은 경영권 방어제도가 도입되는 것은 자본시장이 오히려 퇴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경영권 방어제도는 이례적인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쓰인다. 미국에서 차등의결권이라는 제도는 대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스타트업(신생기업)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경영권 방어 수단이다. 1주 1의결권이라는 평등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아주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수단이며 정통 투자자들, 즉 연기금이나 블랙록, 피델리티 등은 차등의결권을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엄청난 미래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나, 창업자 개인의 특출난 능력과 비전 등이 필요한 경우 예외적으로 인정한다.


이 회장은 "차등의결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색엔진 등 이런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비전을 가진 사람들에게 일부 부여되는 것이고 또 그 사람이 타계하거나 지분의 주인이 바뀌면 차등의결권은 없어지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미 성장한 기업인 한국 재계가 이런 것을 도입하겠다는 것은 전혀 상황이 맞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미 상장된 회사가 차등의결권을 가지려면 나머지 주주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 회장은 "포이즌 필 역시 미국에서는 현재 사문화한 제도"라며 "특정주주에게 혜택을 주고 모든 주주에게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결정을 이사회가 하기 어렵다. 이런 결정을 하면 바로 소송을 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영권 공격을 받을 우려가 큰 기업에 차등의결권, 포이즌 필을 주자고 말하는 것은 공부를 못하니 커닝페이퍼를 보고 문제를 풀라고 하는 것과 같다"며 "밸류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한국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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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재계에서도 행동주의펀드 등의 요구에 방어벽을 높이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기업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영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팰리서 캐피털이 SK하이닉스의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의 지분 1% 이상을 확보했다. 팰리서는 SK스퀘어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촉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스퀘어 관계자는 "펀드 측과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펀드 측의 주장을 배척하기보다는 오히려 기회로 삼아서 기존 포트폴리오 밸류업, 신규 투자, 비핵심자산 유동화, 주주환원 등을 통해 기업가치 증대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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