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17일 석유공사의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리는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 타당성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야당은 석유공사의 첫 시추를 앞두고 예비타당성조사 추진 여부 및 사업 유망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사 측은 사업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유지했다.
국회 산자중기위는 이날 울산에서 석유공사·가스공사 등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12개 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 국정감사에서 "석유공사가 5년째 자본잠식 중이고, 연간 이자 비용이 50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주작, 홍게, 방어 시추 실패로 투자금 1840억원을 날렸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석유공사의 8광구 6-1광구 북부지역 연례보고서 평가 내용에 따르면 '탐사 리스크가 높고 탐사 자원량이 부족하다, 시추 구조 대상으로 적절치 않다' 등 부정적 측면이 많다"며 "2022년 12월부터 종합기술평가 용역을 액트지오에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1월29일 액트지오사(社) 평가에 대한 전문가 자문의견서가 나왔는데, 여기엔 액트지오사가 제시한 동해 울릉분지 심해 퇴적체 탄화수소 부존 가능성에 대해 ‘탄성과 탐사 자료 처리 결과를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다 등 부정적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자문의견서를 받았으면 검증을 해야 하는데 다시 액트지오사에 추가 용역을 의뢰했다. 이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사업이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이기 때문에 일부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는 굉장히 가능성이 높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석유공사의 비협조적인 국정감사 태도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상임위원들이 석유공사에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제출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김 사장은 "요청한 자료량이 551건 들어왔다. 해당 부서에서 수용할 수 있는 평균의 32년 4개월 치가 들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국가스공사 국정감사에서는 늘어나는 미수금이 논란이 됐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가스공사의 미수금과 이자에 대해 질의하자,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매년 이자가 1조7000억원, 하루 이자는 46억원, 미수금에 따른 이자만 12억원"이라고 밝혔다.
최 사장은 "미수금 총액은 올 연말 1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 기본설계부터 단 1원의 수익도 붙이지 않고 있어 돈을 버는 구조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가스공사 자체적으로 많은 규모의 미수금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가스공사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6602억원을 기록했지만, 민수용 미수금은 13조7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용 미수금을 합친 전체 미수 금액은 15조3645억원에 달한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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