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유감 표명
이시바 총리, 기시다처럼 참배는 안할 듯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우리 정부는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는 17일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신 내각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양국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라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된 추계 예대제에 맞춰 취임 후 처음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라고 불리는 공물은 신단이나 제단에 바치는 일종의 제사 도구로, 공물 봉납은 전직 총리들의 관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주도한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명의 영령을 추모하고 있다. 90%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에 따라 처형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도 합사됐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이번 예대제 기간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 역시 재임 3년간 공물만 봉납하고 따로 참배는 하지 않았다. 현직 총리가 직접 참배한 건 2013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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