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 사태를 두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경제 관리 능력을 겨냥한 질타가 이어졌다. 정부가 거시경제 상황을 지나치게 낙관해 대규모 세수 결손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쏟아졌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위 국감에서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5년 총국세 수입이 3년 전으로 후퇴했는데 이 같은 세수 결손의 원인은 단순한 세수 추계의 오류가 아닌 정부의 경제관리 실패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23년 예산안 편성 시 주요 경제 지표 정부 전망치와 실적치를 비교해보면 경제성장률 -1.1%, 수출증가율 -18.5%, 수입증가율 -11.1%, 소비자물가상승률 -0.6% 등의 오차가 발생했다"고 짚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2022년 4분기부터 우리 수출과 기업들의 성장이 급격히 나빠졌고, 이는 모든 전문가들이 예상하지 못한 수준이었다"면서도 "(정부가)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26일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며 올해 세수가 당초 예상 대비 29조6000억원(오차율 8.1%) 부족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구체적 세수 결손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최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세수 부족으로 급감 우려가 큰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대해 이달 내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부세·교부금이 줄면 지자체 재정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자 기재부에서 관련 대안을 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세수 결손에 기금 여유 재원 등으로 대응한 정부 대책이 임시변통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대규모 세수 펑크가 나니 그것을 메우려고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많이 갖다 쓰고, 그렇다 보니 공자기금은 부실해졌다"며 "다른 기금으로도 채우기가 역부족이니 국채 발행도 역대급으로 갈 수밖에 없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임시변통만 횡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는) 하석상대, 양두구육, 조삼모사"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최기상 의원도 "지방교부 재원을 미지급하는 데 국회 심의 의결도 안 거치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도 안 한다"며 "무능과 오만의 기재부"라고 날을 세웠다. 윤호중 의원은 "세수 추계에 실패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제대로 한번 분석을 해봐야 한다"며 "국정감사를 통해서 밝혀내지 못한다면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밝혀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부총리는 "세수 결손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하고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면서도 "국채를 발행하는 것보다는 기금의 여유 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차선책이었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세수 추계 모형을 처음 만들 때부터 민간과 국회예산정책처하고 같이 얘기해보는 등 한번 개혁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자 감세가 세수 부족의 원인이라는 지적에 대해 최 부총리는 "감세 정책으로 인해 그런 일이 이뤄졌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올해 총선용으로 재정 집행을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올해 내수가 상반기에는 아주 좋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강했다"며 "실제 집행한 부분은 과거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체코 신규 원전에 대한 금융 지원 의혹에 대해선 정부가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 부총리는 "통상적인 금융 지원 언급이 약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 우리 기업을 도와주기 위해 국제적으로 금융지원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런 수주를 할 때 통상적으로 금융 지원에 대한 언급이 조금 있다"라며 "그 정도의 언급이 있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체코 원전 입찰 과정에서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제출한 투자의향서(LOI)에 금융지원 내용이 담겼다는 의혹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다만 최 부총리는 "정부가 기업들의 수주 활동을 지원하면서, 특히 우리의 기술이 필요한 곳에 금융지원 같은 경우는 우리 기업을 도와주기 위해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결국 어느 것이 국익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인지를 보면 될 것 같다"고 부연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