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연)은 에기연 국가기후기술정책센터 박상용 박사 연구팀,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과 최동구 교수 연구팀이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에너지시스템 모형을 개발해 수소에너지의 최적 활용 전략을 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수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달성을 위한 핵심 자원으로 주목받는다. 재생에너지의 잉여 전력으로 생산한 후 필요한 때 다시 전기로 바꿀 수 있는 이점으로 변동성 관리와 전력망 운영에 적합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시스템에서 수소에너지의 역할을 정량·심층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드물었다.
특히 국내 에너지 환경을 고려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더 부족해 국가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실체적 접근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시스템 분석 모형인 ‘TIMES(The Integrated MARKAL-EFOM System)’을 기반으로, 국내 에너지 환경을 반영한 ‘KIER-TIMES’ 모형을 개발한 후 이를 기반으로 2050년 국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소에너지의 최적 비중을 예측했다.
TIMES 모형은 최적화 모형의 일종으로, 국가 또는 지역 에너지시스템의 최종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에너지기술 조합을 찾아내는 모형을 말한다.
무엇보다 에너지기술별 비용과 효율 등 변화가 에너지시스템 비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및 기후변화 정책의 경제·환경적 효과 분석과정에서 널리 이용된다.
KIER-TIMES 모형은 TIMES 모형을 기초로 국내 에너지 수급 현황, 미래 에너지 수요, 전력수급계획, 에너지 가격 등을 반영한다.
특히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최종안(이하 정부 시나리오)’에서 제시된 2050년 에너지 수요 등 다양한 전제 조건을 반영해 정부 정책과의 일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공동연구팀은 전제 조건이 바뀔 때 결괏값이 얼마나 민감하게 변하는지를 확인하는 ’민감도 검사‘로 정부 정책의 조건 변화에도 적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신뢰성도 확보했다.
개발된 모델로 분석한 결과 2050년까지 국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체 에너지의 27%를 수소에너지로 공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종 소비되는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도 수소에너지의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정부 시나리오는 국내 재생에너지 잠재량을 고려해 수소 수입 비중을 80%에서 82%까지로 설정했다. 하지만 공동연구팀은 탄소중립을 위해 최소 76% 이상을 수입해야 하며, 수입 비중이 높을수록 탄소중립 달성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공동연구팀은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CCUS)의 활용에 대한 전략도 제안했다.
공동연구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은 천연가스 발전소에 설치되는 것보다 블루 수소(액화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개질해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제거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수소) 생산 시설에 활용되는 것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 수소의 생산량을 높이면 생산 비용이 높은 그린 수소(재생에너지에서 생산ㄴ된 전기로, 물을 수전해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생산하는 수소)의 비중을 줄일 수 있어 비용적으로 우수하다는 맥락이다.
박 박사는 “이번 연구는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방법론을 기초로, 국내 에너지 환경을 고려한 수소에너지의 역할과 최적 활용 전략을 도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KIER-TIMES 모형을 확장해 섹터 커플링 기술의 탄소중립 기여도를 분석하고, 보급·확산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