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마릿수도 센다"…농진청, 'AI 무인 예찰 포획장치' 개발

인공지능 기술로 영상(이미지) 분석
나방·노린재류 종류와 포획량 판별

농촌진흥청은 군산대학교, BNS코퍼레이션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노지 밭작물 해충을 유인해 발생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무인 예찰 포획 장치(AI 트랩)'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무인 예찰 포획 장치는 성 유인 물질(성페로몬)로 해충을 유인, 포획해 확보한 영상(이미지)을 인공지능이 인식해 해충 종류와 마릿수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포획 장치 안에 부착된 환경 감지기(센서)는 온도와 습도, 풍향, 풍속, 조도를 확인할 수 있으며, 해충 유입 방향도 추적할 수 있다. 수집한 정보(데이터)는 별도의 포획 장치 관제시스템에서 확인 또는 제어할 수 있다.

현재는 콩에 해를 입히는 파밤나방과 담배거세미나방,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3종을 예방 관찰할 수 있다. 농진청은 추후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포획 장치 관제시스템과 연계해 방제 시기를 알려주는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연구진이 지난 2년간 현장 검증한 결과, 무인 예찰 포획 장치의 정상 영상 수신 및 포획량 판별 정확도는 90% 이상으로 기존 포획 장치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관찰포에 사람이 직접 방문해 해충 발생을 조사하는 기존 인력의존형 예찰과 비교해 노동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 현장 활용성도 높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기존 수동 장치 방식을 무인 예찰로 대체하는 경우 조사 지점당 연간 약 200시간의 노동시간 절감과 1077만원(5년 기준으로 약 53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기 예찰로 적기에 해충을 방제함으로써 농작물 피해를 줄여 식량 안보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병우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장은 "무인 예찰 포획 장치는 해충 발생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환경정보(데이터)와 연계해 해충의 이동 경로를 해석하는 데도 유용한 기술"이라며 "앞으로 이 기술이 각 지역 관찰포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노지 스마트농업의 개별요소 기술로 활용해 자동방제와 연결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