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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첼리스트 문태국 새 앨범 "바로크 음악에 빠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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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곡 전곡 CD 2장에 담아
거트현·바로크활·5현 첼로로 바로크 소리 구현 노력

"첫 번째 앨범에서는 부드럽고 깨끗하고 정제된 소리를 추구했던 것 같다. 너무 정제된 느낌이어서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자연스러운 소리, 거칠 수는 있어도 좀 더 따뜻하고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소리를 생각했다."


첼리스트 문태국은 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년 만에 내놓은 두 번째 앨범이 첫 번째 앨범과 어떻게 다른지 이같이 설명했다.

[On Stage]첼리스트 문태국 새 앨범 "바로크 음악에 빠졌어요" 첼리스트 문태국이 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에서 열린 새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 제공= 크레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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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앨범에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곡 전곡을 두 장의 CD에 담았다. 바흐, 베토벤, 슈만, 슈베르트 등 여러 작곡가의 곡을 담았던 첫 번째 앨범과 달리 이번에는 오롯이 바흐에만 집중했다.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1번은 첫 번째 앨범에도 담았던 곡이다. 당시 너무 정제된 소리가 아쉬웠다는 문태국은 이번에는 아예 바흐가 살았던 바로크 시대의 소리를 재현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스틸현 대신 바흐가 살았던 시대에 사용된, 양의 창자실로 만든 거트현을, 활도 바로크활을 사용해 연주했다. 6번을 녹음할 때는 아예 악기 자체를 바꿨다. 오늘날의 4현 첼로가 아닌 5현 첼로를 연주해 녹음했다.


"6번은 5현 첼로로 쓰인 곡이기 때문에 5현 첼로로 연주하는 게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5현 첼로를 수소문했고, 미국에서 10시간 운전해서 어렵게 구했다. 오늘날 대부분 첼리스트들이 6번을 4현 첼로로 연주하는데 5현 첼로로 연주하는 게 음색도 울림도 더 매력적인 것 같다. 5현 첼로로 연주하면 바흐의 의도에 좀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해서 요즘 (첼리스트들에게) 5현 첼로를 추천하고 있다."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은 첼로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곡으로 첼리스트에게는 그 자체로 꿈이자 도전인 곡이다. '첼로 음악의 구약성경'이라는 별칭이 이 곡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바흐는 1720년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작곡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곡은 이후 200년 가까이 묻혀있다가 '첼로의 성자'로 불리는 스페인의 전설적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1876~1973)가 13살 꼬마일 때 바르셀로나의 책방에서 우연히 악보를 발견하고, 카살스가 12년 동안 연주방법을 연구한 뒤 25살에야 연주해 세상에 알려졌다. 문태국은 카살스와 인연이 깊다. 문태국이 세계에 이름을 알린 계기가 2014년 파블로 카살스 콩쿠르 우승이었다.


보통 현악기 연주자들은 피아노 반주에 맞춰 독주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곡은 무반주, 즉 피아니스트 없이 첼리스트가 홀로 무대를 채워야 한다. 그래서 첼리스트에게 벌거벗은 느낌을 주는 곡이기도 하다.


문태국은 "혼자 무대에 서고,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이끌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벌거벗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또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우지만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많은 곡이어서 벌거벗은 듯한 느낌도 든다고 했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곡이지만 이번에 녹음을 하면서 바흐의 의도에 가까운 연주가 뭐였을까 계속 고민했다. 그러면서 다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좀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또 벌거벗은 느낌이 들었다."


문태국은 "곡 자체가 너무 좋고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희로애락을 보여주면서 또 방대하다. 음색은 거칠고 따뜻하고 인간적이면서 종교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On Stage]첼리스트 문태국 새 앨범 "바로크 음악에 빠졌어요" 첼리스트 문태국이 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6곡 전곡을 녹음한 새 앨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 크레디아]

6곡 전곡을 연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시간30분이다. 문태국은 오는 10월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독주회를 한다. 하루에 두 차례 공연해 6곡 전곡 연주를 마칠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에 1~3번, 오후 8시에 4~6번을 연주한다.


문태국은 독주회에서 거트현과 스틸현 중 무엇을 사용할지 아직 확실히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무척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스틸현의 음색과 질감이 제가 생각하는 바흐랑 좀 이질감이 드는 것 같다. 욕심대로라면 거트현으로 하고 싶은데, 조금 더 제대로 준비해서 하는 게 저를 위해서도, 관객분들을 위해서도 맞는 것 같아서 고민은 하고 있다."


그는 거트현은 아직 자신이 없어서 조금은 스틸현 쪽으로 기울고 있다면서도 공연 1주일 전까지 고민을 계속할 것 같다고 했다.


다음 주에는 조언을 구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일본의 바로크 첼리스트 히데미 스즈키에게서 레슨을 받고 조언도 구할 계획이다.


문태국은 이번 음반 녹음을 계기로 앞으로 바로크 음악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며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대 연주에 관심이 너무 많다. 학교 다닐 때 바로크 수업은 다 챙겨 듣고 바로크 음악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어서 르네상스 음악까지 들었다."


바로크 음악은 통상 17~18세기의 서양 음악을, 르네상스 음악은 그 이전인 1420~1600년 사이 르네상스 시대의 서양 음악을 뜻한다.



"바로크 음악을 연주해 보니까 (배운 것과) 또 많이 다르긴 하다. 관심은 오래전부터 계속 있었고 아직은 바로크 첼리스트라고 할 수 없지만 추후에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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