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접속자 6만명 육박
등급제 딥페이크 게시판 운영
등급 높이려 음란물 업로드
최근 일일 접속자가 6만명에 육박하는 한 음란물 사이트가 상위 등급 회원을 위한 딥페이크 전용 게시판을 개설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원들은 등급을 올려 게시판 입장 권한을 부여받고자 자발적으로 음란물을 게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아시아경제 취재에 따르면 일평균 동시접속자 수 2000여명을 기록한 한 음란물 사이트에 이틀 동안 음란물 500여개가 업로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 올라온 음란물은 해외 업로더가 아닌 전부 국내 회원들이 올린 것이다.
이들은 사이트 운영진을 대신해 다른 회원들이 요청한 음란물을 직접 공수해 주기도 한다. 한 회원이 특정 모델의 음란 사진을 찾고 있다는 요청 글을 올리면 직접 해당 자료를 올려주는 식이다.
일반 회원들이 시청을 넘어 업로드까지 가담한 데는 포인트 획득 목적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해당 사이트는 총 10개의 하위 게시판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딥페이크 음란물 전용 게시판'과 '관음증 관련 음란물 전용 게시판' 두 곳의 경우 상위 등급의 회원만 입장할 수 있다
이곳에 입장할 수 있는 등급이 되려면 포인트를 확보해 경험치를 구매해야 한다. 음란물은 포인트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다른 회원이 음란물을 다운로드하고자 유료 포인트를 결제할 경우 지불한 포인트의 30%가 업로더에게 지급되기 때문이다. 즉 딥페이크 게시판에 입장하려면 직접 업로더가 되어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해당 사이트는 등급제 게시판 입장을 미끼로 음란물을 공급받고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 23일 기준 사이트 일일 접속자는 5만900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튿날 오전 9시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동시접속자 수가 2000명에 육박하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사법부의 가벼운 처벌로 인해 성 착취 영상물을 사업 수단으로 활용하는 플랫폼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과거 웹하드 카르텔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성 착취물의 유통창구 역할을 한 웹하드 운영자에 대해 범죄 수익을 몰수하지 않았다"며 "성 착취물을 유통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이 생겨나야 하는데 오히려 수익을 남길 수 있다는 잘못된 관념이 자리 잡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음란물 유포와 제작뿐만 아니라 유통 구조를 설계하는 플랫폼 운영자에 대한 대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음란물을 직접 촬영·유포하지 않았지만,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유통 구조를 설계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이 있다"며 "사법부뿐만 아니라 행정부와 정치권도 법의 저촉을 피해 가는 서비스 제공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연구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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