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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변호인 앞세우는데 피해자는 방청석서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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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는 법정에서 입이 없다”

“피해자나 피해자 변호사는 법정에 출석해도 이름을 부르지 않아 틈을 찾아 발언해야 한다.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순간, 일련의 절차에서 사라지는 것 같다.”


형사 법정에 들어가면 피고인석과 검사석은 마련돼 있지만, 피해자를 위한 자리는 없다. 일부 법정에서 피해자석이 마련돼 있지만, 방청석 중 한 자리에 불과해 알아보기 어렵다. 이는 형사 소송에서 검사와 피고인이 주체로 간주되며 피고인을 형벌권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피해자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는데도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되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최근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와 같은 사건에서도 피해자의 목소리는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법조에선 피해자 소외 실태를 돌아보고 제도적 개선을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해자는 변호인 앞세우는데 피해자는 방청석서 발만 동동 [이미지출처=법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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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범죄 등에만 피해자 보호

현행법상 피해자변호사에게 이의제기권이 보장되는 범죄는 일부에 불과하다. 먼저 피해자변호사제도는 선임에 대한 법적 근거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장애인복지법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등 일부 법률에만 있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는 이 범죄의 피해자가 선임한 변호사만이 ‘피해자변호사’라 불리고, 그 외 범죄의 피해자가 선임한 변호사는 ‘대리인’으로 표현한다. 또 해당 범죄피해자들에 대해서는 피해자의 절차참여권 등이 일부 보장돼 있지만, 사기나 폭행, 협박 등 다른 여러 범죄피해자에 대해선 피해자보호 및 참가를 위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도 변호사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무부도 피해자 국선 변호 대상 확대에 공감해 지난해 12월 피해자 국선변호사 지원 범위에 살인·강도·조직폭력 등 주요 강력범죄를 포함하는 내용의 특정강력범죄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지만, 제21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돼 제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상태다.


변호사가 사건번호 일일이 추적

형사소송법은 피해자에게 수사결과나 처분결과를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수사진행상황에 대한 통지는 규정에 없다. 또 수사 결과가 피해자에게 자동으로 통지되지 않아, 피해자 변호사들은 사건 번호를 확인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에 일일이 추적해야 하는 불편을 겪기도 한다.


절차의 비효율성은 제도 개선이 시급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달 사법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형사절차 내 피해자 보호·참가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연구책임자 조미선 연구위원)에 따르면 피해자에게 수사결과를 자동으로 문자통지할 수 있는 시스템도 수사기관의 활용 여부에 따라 통보되는 경우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경찰수사단계를 살펴보면 문자자동발송을 위한 시스템 개발에도 불구하고, 경찰서 및 담당수사관에 따라 중간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중간통지’라는 형식적인 문구만이 기재되는 경우가 많아, 진행상황을 파악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며 “피해자는 이러한 수사기관의 응대로 인해 오해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경찰의 불송치결정, 검사의 불기소처분의 각 통지는 피해자의 이의제기권 및 불복권을 보장한다는 의의가 크므로 통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그러나 피해자가 경찰의 송치결정, 검사의 기소처분을 통지받지 못했다면, 피해자가 주장했던 고소사실 또는 정황사실이 수사결과 확정된 혐의사실과 다를 수 있으므로 경찰의 처분 이후에도 피해자의 정보권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시의적절하게 통지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기일 출석 및 의견진술권이 있지만, 기일통지가 급박하게 이뤄져 실질적인 권리 보장이 이뤄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구속영장청구서를 확인하지 못한 채 의견을 진술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 피해자 변호사들은 혐의사실과 구속사유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자 변호사 경험이 있는 다른 변호사는 “구속영장청구서는 피의자 측 변호사도 뒤늦게 받고 있어 피해자변호사는 더욱 받는 것이 어렵고, 직접 열람·등사하는 방법 밖에 없는데 이것도 쉽지 않다”며 “실제 법원마다 대응이 다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피해자 변호사는 방청석에

공판 단계에 들어서도 피해자변호사가 법률적 조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법정 내 피해자변호사의 좌석은 마련돼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출석 확인 의무도 없어 생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형사 재판에 참여하려는 피해자 변호사의 의지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10년차 변호사는 “성폭력 범죄나 피해자가 다수인 사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사건에서는 많은 사람이 탄원서도 제출하고 재판부 등에서도 피해자 변호사의 존재를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 재판 과정에서 발언권이 보장되는 경우가 있지만, 대체로 사기나 재산 범죄 등은 피해자 변호사가 있더라도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측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피해자 변호사로 법정에 출석했던 경험이 있는 한 형사 전문변호사는 “방청석에서 재판을 방청하다가 피해자변호사로 출석했다고 손을 들고 발언을 하고 싶다고 하면 대부분 재판부가 발언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싶다고 하자 ‘피해자변호사는 형사 절차상 발언권이 보장돼있지 않아 불가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추후 문서로 제출하라’고 소송지휘를 해 당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도 의견 진술이 쉽지 않다. 재판 절차 내 진술권에 대해 잘 알지 못해 의견 진술의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도 하며, 증인의 지위에 있지 않은 피해자는 의견 진술 절차가 공식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피해자 절차 참여 보장 확대 필요”

법조계에서는 피해자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기존에 마련된 관련 제도를 실효적으로 운용하고, 피해자 의견진술권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고법판사는 “형사절차에서 피해자가 소외된 측면이 있다”며 “피해자도 소송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만큼, 이들이 소송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송기록에 접근할 수 없는 점 등 사건 관련 정보 열람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피해자 변호사 경험이 있는 변호사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소송 기록 열람에 대한 명확한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송 기록 열람 신청이 있을 경우,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거나 요약해 제공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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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현, 박수연 법률신문 기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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