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속 한시간 걸쳐 여행 경비 찾은 공무원
과하다 vs 해야 할 일…누리꾼 '갑론을박'
'실수로 여행 경비를 버렸다'는 한 시민의 민원에 시청 직원들이 약 2톤 규모의 쓰레기 더미를 뒤져 돈을 찾아줬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해당 민원에 공무원을 투입한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25일 경북 안동시에 따르면 안동시청 자원순환과 김주완 주무관은 지난 23일 오후 1시 시민 A씨로부터 민원 전화를 받았다. A씨는 “해외 경비로 준비한 1500달러(200만원)를 실수로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렸다”며 도움을 청했다.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씨가 쓰레기봉투를 버렸던 현장에 가봤지만 청소차가 이미 수거해간 뒤였다고 한다.
김 주무관은 A씨가 사는 구역의 담당 청소업체에 연락해 청소차가 아직 운행 중인 것을 확인했다. 그 뒤 조석재 환경공무관과 기간제 근로자 10명과 함께 약 2톤 규모의 쓰레기 더미를 뒤졌다. 이들 12명은 한 시간 정도 작업 끝에 여행 경비가 들어있던 종량제봉투를 찾았다. 현장에서 돈을 돌려받은 A씨는 “하마터면 여행을 포기할 뻔했는데 너무나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김 주무관은 “누구나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며 “A씨 돈을 찾아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본인 실수로 잃어버린 200만원 때문에 폭염 속 공무원이 12명이나 동원된 것을 두고 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개인의 실수로 200만원 찾으려고 더 큰 비용이 투입됐는데 좋은 선례 같지는 않다", "공무원들은 심부름센터가 아니다", "저거 찾을 시간에 시청 직원들은 맡은 일 안 함?", "과연 저게 시청직원들이 나서서 해야 할 일인가? 당사자가 혼자 혹은 지인들과 찾게 허가만 해줘도 되는 일 아닌가?", "세금 낭비의 전형"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각에서는 "땡볕에 고생했을 직원분들 감사하네", "마땅히 해야 할 일 아닌가? 뭐가 잘못된 거지", "훈훈한 소식 보기 좋다", "돈 찾아서 너무 행복했겠네", "저런 공무원들이 있어서 든든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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