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생산량 줄여 가격 상승 유도"
희토류 가격 올해 들어 20% 하락
스마트폰과 필수 방위 장비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이 관련 채굴 생산량 상한선을 동결하면서 가격 인상을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천연자원부는 지난 20일 올해 2차 희토류 채굴 상한을 13만5000톤, 제련 상한은 12만7000톤으로 결정해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에 발표된 1차 상한과 동일한 것이다.
두 차례의 설정 규모를 합치면 채굴은 27만톤, 제련은 25만4000톤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9%, 4.2% 증가한 수치다. 중국은 연간 2차례 상한선을 결정해 발표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예외적으로 3차 발표까지 이어졌다. 올해에도 이같이 후속(2차) 발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관련 상한 규모 증가율은 지난해(21.4%, 20.7%)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더방증권이 이튿날 발표한 리서치 노트는 보고서는 "이 같은 결정은 신에너지 자동차 및 풍력 터빈 부문의 수요 증가와 맞물려 희토류 가격의 반등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희토류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 생산량을 줄여 글로벌 공급망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종의 쿼터제로 운영되는 중국의 희토류 채굴량은 국영기업인 중국희토그룹과 북방희토에 할당된다. 2차 발표를 통해 중국희토그룹에 채굴 4만930톤과 제련 4만5009톤, 북방희토에 채굴 9만4070톤과 제련 8만1991톤이 분배됐다.
중국의 희토류 공급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대 초반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80~90%를 차지했지만, 희토류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2023년에는 그 점유율이 약 70%까지 감소했다. 올해 초에는 국가안보부가 희토류를 국가 안보와 직접 관련된 전략적 광물 자원으로 지정하고, 공급과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희토류 가격은 올해 초 들어 약 20%가량 하락했다. 중국에 대한 희토류 의존도 문제가 부상하자 각국 정부가 희토류 생산에 돌입한 영향도 컸다. 세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1~7월 희토류 수출은 전년 대비 7.5% 증가한 3만4032톤에 달했는데, 금액 기준으로는 40.8% 감소한 3억40만달러를 기록했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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