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배터리에도 적용"…LG엔솔, 배터리 안전진단 사업 확대

완성차업체에 안전진단 기술 판매 추진
90% 이상 검출률 검증 완료
미세 내부 단락 등 다양한 유형 판별 가능
배터리 퇴화 진단 오차율도 1%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배터리 안전진단 소프트웨어를 다른 제조사 제품에도 적용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자사 셀(Cell)을 구매할 경우에만 안전진단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는데, 타사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도 적용해달라고 완성차 업체들이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안전진단 소프트웨어 주요 특징.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소프트웨어 공급 확대를 결정한 건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완성차 업체들의 안전진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신뢰성 있는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거나 적용하려면 많은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며 "안전한 전기차 배터리 사용을 위해 고객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BMS(배터리 관리 솔루션) 분야에서 20년 이상 축적한 설계 역량과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BMS 관련 80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13만개 이상의 배터리 셀과 1000개 이상의 배터리 모듈을 분해·분석한 실증 데이터를 통해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안전진단 소프트웨어는 충전 중 전압 하강, 배터리 탭 불량, 미세 내부 단락 등 다양한 불량 유형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사전에 검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차량의 주행 패턴 등을 기반으로 미래의 배터리 잔존 용량 및 퇴화 상태도 예측할 수 있다. 이 기술은 이미 글로벌 완성차업체 9곳 차량에 적용됐으며 자사 배터리뿐만 아니라 다른 제조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도 적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소프트웨어의 구체적인 공급 방식은 아직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타사 배터리가 적용된 차량에 소프트웨어를 적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터리 제조사별로 작동 매커니즘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아 안전 진단 방식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함으로써 정확한 배터리 상태 진단이 가능하도록 했다. 다양한 전기차의 배터리 셀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에 적용·보완해 배터리 퇴화 진단의 오차율도 업계 최고 수준인 1%대로 낮췄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전기차의 약 2.2%에 해당하는 1만2000대의 배터리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기술을 고도화했다. 방대한 양의 배터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플랫폼에 최적화된 BMS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도 개발하고 있다. 차량의 시스템온칩(SoC) 컴퓨팅 성능을 활용하면 더욱 정교한 배터리 알고리즘을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차량으로부터 직접 획득한 추가적인 정보를 활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배터리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월 퀄컴과 SoC를 기반으로 한 첨단 BMS 진단 솔루션 개발 협력에 나서는 등 BMS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반도체 기업 ADI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해 고성능 배터리 관리칩의 안정적인 공급 및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바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는 "배터리 제조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건강한 사용을 위한 BMS 솔루션 분야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최고의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