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
전산업 CBSI, 10개월來 최대폭 하락
제조업·비제조업, 수출·내수 기업 모두 악화
기업심리가 10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악화했다. 내수 회복 지연에 더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수출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기업심리가 악화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2.5로 전월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3년 10월(-3포인트)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전산업 CBSI는 올해 2월 1.6포인트 하락한 뒤 3월부터 꾸준히 상승하다 7월부터 두 달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CBSI는 기존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이용해 산출한 기업심리 지표다. 해당 지표가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23년 12월)인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제조업 심리는 악화했다. 8월 제조업 CBSI는 92.8로 전월에 비해 2.9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 등 전자·영상·통신장비와 자동차, 전기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심리가 악화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는 전자부품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약화하면서 심리가 나빠졌다. 자동차는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악화했다. 전기장비는 이차전지 수요 부진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케이블 수요 둔화 등으로 심리가 나빠졌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기업심리가 악화했다. 수출기업 CBSI는 96.5로 전월보다 2.9포인트 떨어졌다. 내수기업 CBSI 또한 91.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심리가 악화했다. 대기업 CBSI는 94.1로 전월보다 2.7포인트 하락했고, 중소기업 CBSI도 90.2로 전월보다 2.6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 또한 기업 심리가 악화했다. 8월 비제조업 CBSI는 92.2로 전월에 비해 2.4포인트 하락했다.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심리가 악화하면서다. 운수창고업은 국내외 화물 수송 물동량이 감소하면서 나빠졌고 도소매업은 오프라인 대형 마트, 석유제품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하면서 심리가 악화했다. 정보통신업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감소와 결제대행업체 매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나빠졌다.
9월 전망, 대·수출기업 악화하고 중소·내수기업 개선
다음 달 기업경기 심리는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소기업과 내수기업 간 차별화를 보였다. 8월 전 산업 CBSI 전망치는 92.7로 전월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CBSI 전망치는 93.7로 0.5포인트 하락, 비제조업 CBSI 전망치도 92로 0.8포인트 떨어졌다.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전월보다 3.2포인트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형태별로 보면 수출기업은 전월보다 2.4포인트 하락, 내수기업은 0.2포인트 개선됐다.
현재 기업의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꼽혔다. 제조업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부진(24.3%)이 가장 높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21%), 수출부진(9.3%), 인력난·인건비 상승(9%) 등이 뒤를 이었다. 비제조업 경영 애로사항 또한 내수부진(19.6%), 불확실한 경제상황(18.3%), 인력난·인건비 상승(13.8%) 순이었다.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4.2로 전월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순환변동치는 93.9로 전월보다 0.3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전국 3524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 업체는 3292개이며 제조업은 1845개, 비제조업은 1447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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