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지치고 장비 문제 문제로 축소한 것"
안세영 발언엔 "때와 장소 조금 아쉬워"
역대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두고 금의환향한 2024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해단식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선수들의 피로를 고려해 축소 진행하겠다는 뜻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공문으로 전달했다"면서 "선수들은 좋아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19일 이기흥 회장은 BBS '함인경의 아침 저널'에 출연해 "해단식은 (체육회와)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그 내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 50여명은 2터미널 입국장 인근 그레이트 홀에서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단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행사는 열리지 않았다. 이 회장이 취재진 앞에서 소감문을 낭독하고 정강선 선수단장으로부터 태극기를 건네받아 흔든 것을 끝으로 조촐하게 해단식은 마무리됐다. 이후 선수단은 해단 통보를 받고 뿔뿔이 흩어졌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올림픽이 끝나면 선수들은 비행기를 10여 시간씩 타고 와서 또 4시간 걸려 선수촌까지 가면 밤 10시~11시에 도착한다"면서 "큰 트럭 2~3대분의 장비도 가지고 나와야 하는데, 공항 공사 측에서 요청한 해단식 장소는 지하여서 장비를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좁은 공간으로 이동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선수들을 초청해 축하연을 개최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머지않아 행사가 있기 때문에 굳이 거기(공항)에서 그렇게 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아마 우리 선수들은 굉장히 좋아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회장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폭로에 대해 "누구나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문제가 있다면 개선돼야 한다"면서도 "시기와 장소는 조금 아쉬웠다. (안세영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표현이 좀 서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 개선을 위한 조사를 하려 했으나 문체부에서 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들어갔다"면서 "우리가 또 조사하면 중첩이 되는 탓에 문체부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결과가 나오면 그에 따른 조치와 제도 개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선수를 어릴 때 발굴해서 국가대표로 키워내기까지 많은 지도자의 헌신이 녹아있다"면서 "선수가 자기 성취를 하고 어느 정도 성장했을 때는 조직과 사회에 대한 헌신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수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조직도 잘 되는 방안은 어떤 것이 가장 합리적일지 찾아야 한다"면서 "현장을 모르면서 두부 자르듯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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