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M&A 분야 ESG 동향 서베이’ 리포트
“ESG, 대부분의 M&A에 중요한 평가 척도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인수 과정에서 ESG 관점으로 포트폴리오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2024 M&A 분야 ESG 동향 서베이’에 따르면 74%의 기업이 인수 시 ESG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투자를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1월 북미, 유럽 및 중동,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매출 5억달러 이상의 기업 또는 운용자산 10억달러 이상의 사모펀드에 재직 중인 M&A 리더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조사 결과 자사의 ESG 프로필 평가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 대해 ‘매우 높음’ 또는 ‘높음’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91%로 집계돼 2년 전보다 17%포인트 늘었다. 자사의 ESG 평가 지표에 대한 신뢰도는 일반 직원이 최고경영진보다 더 높았다. 일반 직원의 94%는 피인수 기업의 ESG 프로필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매우 높음’ 또는 ‘높음’ 수준이라고 답했다. 반면 최고 경영진 중에선 87%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운영에 대한 기후 변화의 영향이 클수록 M&A 전략에서 ESG의 역할이 커지는 경향도 드러났다. 유럽 및 중동 지역 응답자 100%가 기후 변화로 인해 운영상 영향을 보통에서 중대한 수준으로 받고 있다고 답했다. 북미(95%)와 아시아 태평양(88%)은 그 뒤였다. M&A 전략에서 ESG의 중요도가 높다고 응답한 비율도 유럽 및 중동 지역(64%)에서 가장 높았다.
지역별 트렌드도 확인됐다. 명확한 지표를 기반으로 딜의 잠재적 영향을 자사 ESG 프로필과 비교해 평가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유럽 및 중동 기업의 경우 68%였지만, 미국은 49%에 불과했다. 기후 규제가 미국보다 유럽 및 중동에서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도 ESG와 지속가능성 투자의 중요성에 주목한다. 사모펀드 응답자 72%가 50% 이상의 딜에서 ESG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14%는 모든 거래에서 ESG를 고려한다고 했다. 다만 사모펀드의 ESG 전략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났다. 유럽 및 중동 지역 사모펀드 중 100%, 아태지역 사모펀드 중 94%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일부 또는 전체에 대해 ESG를 측정하고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두 지역의 사모펀드 펌 중 각각 67%가 모든 포트폴리오 기업에 ESG 지표를 보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반면 북미에선 모든 포트폴리오 기업에 ESG 지표를 보고하도록 요구하는 사모펀드가 30%에 불과했다. 향후 출구전략(exit strategy)에서 건전한 ESG 정보의 가용성이 점점 중요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M&A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걸쳐 ESG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 74%는 ESG 관점에서 인수 전략을 평가했다고 답했다. 68%는 매각 전략에 대해서도 동일한 응답을 했다. ESG 프리미엄 현상도 주목된다. M&A 리더 중 약 83%는 ESG 프로필이 양호하거나 자사의 프로필을 개선할 수 있는 피인수 기업에 최소 3%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다. 2022년 대비 2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리더 중 14%는 6% 이상의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을 나타냈다.
반대로 리더들은 인수 대상의 양호하지 않은 ESG 프로필에 대해 할인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응답자의 67%가 피인수 기업의 부정적인 ESG 프로필에 대해 최소 3%의 디스카운트를 요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2년 전 36%에서 증가했다. ESG는 계약 체결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수 대상의 ESG 성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기업의 비율이 2022년 49%에서 올해 72%로 23%포인트 증가했다. 매각 측 응답자의 66%도 ESG 관련 이유로 최소 한 건 이상의 거래를 포기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022년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편 M&A 전략에서 ESG의 중요성이 낮은 기업의 응답자 중 90%는 부정적인 매수자 피드백으로 인해 자산 매각을 포기한 경험이 있던 반면, ESG 중요성이 높은 기업의 경우에는 67%만 매각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길기완 한국 딜로이트 그룹 경영자문 부문 대표는 “ESG 데이터의 정의와 수집, 측정이 향상되며 관련 지표의 정확성이 높아지고 이해하기 쉬워졌다. 이에 따라 M&A 평가에 ESG의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포트 전문은 딜로이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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