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재판 시작 하루 전 취하했던 소송과 유사한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가 이번에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오픈AI 설립 당시 올트먼 CEO를 비롯한 오픈AI 공동 창업자들에게 비영리 단체라고 속임을 당해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내용이 골자다.
소장에는 "올트먼은 머스크에게 (오픈AI의) 비영리 구조가 주주가치가 아닌, 인류의 이익을 위해 중립성, 안전 및 개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확신시켰다"면서 "하지만 알고 보니 이는 모두 공허한 자선 행위였으며, 올트먼의 장기적 속임수를 위한 미끼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머스크 CEO측은 공동창업자인 올트먼 CEO와 그레그 브록먼이 이러한 사기와 공갈에 가담했고, 이후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가 되면서 설립 당시 자신과 맺은 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장에서 "올트먼과 그 공범들에게 배신당했다"면서 "이러한 배반과 사기 행위는 셰익스피어 작품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법원에 자신이 오픈AI에 기여한 자산 가치를 확인하고,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에 허용한 라이선스를 무효로 해줄 것도 요청했다. 오픈AI 최대 투자자인 MS는 오픈AI에 약130억달러(약 17조8000억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소송은 앞서 머스크 CEO가 지난 2월말 오픈AI와 올트먼 CEO를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과 유사하다. 앞서 머스크 CEO는 소장에서 2015년 올트먼 CEO와 브록먼의 제안을 받아 인류의 이익을 위해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는 비영리 연구소를 만들고 AG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데 합의했지만, 상대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픈AI가 MS의 자회사가 됐다"고 비판하며 영리사업을 중단하고 AGI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었다.
다만 그는 지난 6월 재판 시작을 하루 앞두고 해당 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당시 머스크 CEO측은 소송 취하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다시 소송을 제기한 배경 역시 알려지지 않았다. 오픈AI측은 머스크 CEO의 첫 소송 제기 이후인 지난 3월 블로그 게시물 등을 통해 머스크 CEO가 2017년 영리기업이 되려는 오픈AI의 계획을 지지했다고 반박하며 관련 이메일 등을 공개한 바 있다.
오픈AI 대변인은 "머스크가 제기한 첫 소송은 이후 취하됐다"면서 "이에 대해 말했듯, 그가 보낸 과거 이메일은 여전히 그 자체로 증거"라고 말했다. 오픈AI 창립 당시 주요 투자자였던 머스크 CEO는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지난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를 설립했다. xAI는 최근 6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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