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음란물 유통을 주도하고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문주형 김민상 강영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공소 사실 중 일부 영상물은 음란물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모 플랫폼에서 업로더(게시자)들과 공모해 음란물을 유포한 점도 증거가 없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양 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해 미술품, 고급 오디오, 안중근 의사 친필 등을 구입하고, 회사 소유 주식의 매각대금을 횡령했다는 부분 등은 이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에 사실오인 및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며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위디스크 운영사인 이지원인터넷서비스, 파일노리 운영사인 선한아이디, 그리고 사실상 지주회사 지위에 있는 한국인터넷기술원 등 여러 회사 지분을 소유하면서 위디스크 등에서 이뤄진 음란물 유포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회사 자금을 자녀 과외비, 자택 리모델링비, 고급 오디오 구입비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했는데 이 같은 횡령 내지 배임 행위로 인한 이득액 등은 111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저작재산권 침해와 관련해 피해 회사와 합의했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며 “횡령 내지 배임 등 재산 범죄 경우 피고인이 사실상 지분 전부를 가진 회사들에 대한 범행이고, 피해 대부분이 회복된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양 전 회장은 웹하드 업체와 필터링 업체를 운영하며 음란물 유통을 조직적으로 조장, 방조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혐의 등으로 2019년 8월 구속기소 됐다.
한편 양 전 회장은 2018년 12월 상습폭행,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됐고, 해당 사건은 2021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이와 별개로 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양 전 회장의 형량은 총 12년이 된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