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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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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 D?j? vu' = 아줄레주 갤러리는 호주 출신 사진작가 마크 포브스의 한국 첫 개인전 '데자부 D?j? vu' 를 선보인다. 마크 포브스는 거리 장면, 도시 풍경 및 건축물을 사색적이고 분위기 있게 촬영한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알려진 작가다.

[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Disconnected, Original medium format (6x6) film image made on Kodak Portra 400 film. [사진제공 = 아줄레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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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작가의 데뷔 논문인 '수집된 추억 Collected Memories'에서 영감을 받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아련한 기억의 조각을 찾는 여정으로 기획됐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아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도상을 다양하게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강남과 성수동에 대형 매장을 운영 중인 앤더슨씨(AndersonC)와 국내 브랜드로 자연의 향을 담은 디퓨저로 인기를 끌고 있는 꽁티드툴레아(Conte de Tulear)와 협업으로 진행하는 점도 인상적이다.


빈티지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아련한 일상적 공간부터, 여행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자연의 낭만에 이르기까지 세심하게 구성된 장면의 조화를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Splash, Original medium format (6x6) film image made on Kodak Portra 400 film. [사진제공 = 아줄레주 갤러리]

"나는 사진이 내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 특히, 그 이야기가 우리가 사는 세계와 연결되어 있을 때 더욱 그렇다" 작가는 5년이란 시간 동안 자신이 수집한 이미지를 통한 기억을 관객에게 제시함으로 무의식적으로 사물이 어떻게 기억될지 결정하는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정교한 사진들은 작가가 수집한 기억이지만, 전시를 통해 공유되고 관객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세부적인 내용이 희미해질수록 사진은 촬영자의 기억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미지가 만들어질 때 명시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사물이 어떻게 기억될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짐을 작가는 단순한 체험을 통해 우리에게 설명한다. 전시는 8월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로149길 아줄레주 갤러리.


[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 oil on linen, 130.3 x 162.2cm, 2024. [사진제공 = 서촌 TYA 갤러리]

▲김윤하 개인전 '구름버섯사랑' = 서촌 TYA 갤러리는 김윤하 개인전 '구름버섯사랑'을 진행한다. 김윤하는 TYA 갤러리가 지원하는 ‘첫 전시 공모’ 당선 작가로 이번 전시는 그의 첫 개인전이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것을 토대로 허구의 이야기를 짓고, 이 서사 속 장면을 기록하는 작업을 한다.


전시는 유화 작품을 포함해 총 26점의 회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구름’에서 떠올린 믿음에 대해 이야기 하며, 묘묘라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묘묘는 사랑하는 이를 잃고 비행기를 타는 데 집착하는 인물이다. 그녀는 비행기에서 보내는 시간을 통해 하늘과 가까워질수록 그 사람과도 가까워진다고 느끼며, 이러한 '느낌'은 곧 그녀의 믿음이 된다.


“만약 생존하기 위해 항상 다른 존재와 관계를 맺어야 한다면, 생존이란 필연적으로 자기 자신과 다른 존재가 함께 변형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확정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세계 끝의 버섯(자본주의의 폐허에서 삶의 가능성에 대하여), 애나 로웬하웁트 칭, p.66

[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 acrylic, glitter glue on wood panel, 14.0 x 18.0cm, 2023. [사진제공 = 서촌 TYA 갤러리]

작가는 애나 로웬하웁트 칭의 저서 '세계 끝의 버섯'에서 영감을 받아 생존과 사랑의 관계를 탐구한다. '버섯'은 다른 존재와의 관계 맺기를 통해 생존하는 과정을 상징하며, 이는 곧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이어진다. 생존과 사랑, 그리고 버섯이 같은 맥락에 있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작업은 "나의 성인기는 유년기와 분명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일종의 퇴행"이라는 자기 고백의 연장선이자, 용기 있는 자각을 환상적 회화를 통해 관객 앞에 가감 없이 드러낸다. 전시는 8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길 서촌 TYA 갤러리.


[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박보나,휘휘파파 phwee phwee fweet fweet, 22’52’’, 4K video with sound, 2024.[사진제겅 = 갤러리조선]

▲박보나 개인전 '휘슬러스 Whistlers' = 갤러리조선은 박보나 개인전 '휘슬러스 Whistlers'를 개최한다. 예술과 삶, 노동 사이의 경계에서 글을 쓰고, 작업을 해온 박보나는 이번 전시에서 여성의 우정을 이야기한다. 여기서 작가가 말하는 우정은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을 의미한다.


전시는 작가와 탈성매매 여성 지원단체 ‘WING 윙’과의 인연에서 시작한다. ‘윙’은 1953년 전쟁고아나 과부를 돌보기 위해 설립된 단체로, 1996년 이후로는 탈성매매 여성 및 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다. 박보나는 우연히 ‘윙’에 대한 기사를 읽고 글을 쓰는 것으로 시작해, 그곳의 여성들과 같이 밥을 먹기도 하고 워크숍을 하기도 하면서 인연을 이어왔다. 작가는 '휘슬러스 Whistlers'가 자신과 분리된 바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일부로 자리 잡은 바깥, 즉 여성들과의 우정에 대한 전시라고 말한다.


타이틀과 동명의 작품 '휘슬러스 Whistlers'는 2023년 워크숍에서 ‘윙’의 여성들과 같이 만든 것으로, 열두 명의 여성들이 서로의 숨을 들이마시고 다시 내쉬면서 옆 사람의 휘파람을 이어 부는 퍼포먼스 영상이다. 서로 숨을 보태 주는 마음은 시가 되어 작가의 지인들이 기부한 티셔츠에 '휘파람 부는 법 How to Whistle'(2024)으로 새겨진다. '휘휘파파 Phwee Phwee Fweet Fweet'(2024)는 여성들이 자신의 친구에게 쓴 손편지 여섯 통을 두 명의 배우가 읽는 영상 작업으로, 언어와 논리를 넘어서는 감정적 친밀함을 속삭인다. 그 친밀함은 2023년 ‘윙’의 워크숍에서 했던 좋아하는 것을 손에 쥔 마음을 그린 '산 Mountains'(2024)로 이어진다.

[이주의 전시]마크 포브스 개인전 '데자부'·박보나 '휘슬러스'展 外 박보나, 우정, performance, 2024.[사진제공 = 갤러리조선]

작가는 미술 속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방식과 그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동을 미술 밖 경제 및 역사의 작동방식과 겹쳐 놓음으로써, 사회 시스템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펼치고 있다. 전시를 만든 미술관 관계자들의 취향을 조사해 저녁 장을 봐주고 오프닝에서 들고 다니게 하는 퍼포먼스 '봉지 속 상자 La bo?te ? en ? sac plastique'(2010)나, 전시 기간 동안 미술관을 지키는 분들에게 탭 댄스 신발을 신겨 미술관을 균열시키는 소리를 내는 퍼포먼스 '당신이 믿고 있는 것을 말해드립니다1'(2013), 그리고 카메라 뒤에서 이미지를 생산하는 폴리 아티스트와 협업한 여러 작업을 통해 작가는 예술과 삶, 노동의 경계를 흐리며 그것에 대해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2013년 첫 개인전 '친구들 Friends'이 피아노를 치는 퍼포머, 구두닦이 노동자 등, 전시를 만들기 위해 협업한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번 전시는 협업이 자리 잡는 과정에서 창발하는 신뢰와 우정, 친밀함을 이야기하는 전시다. 작가가 얘기하는 다정한 관계는 선명한 언어가 아니라, 편지를 건네는 눈빛과 목소리, 열린 형상과 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및 함께 마시는 숨이 되어 울린다. 전시는 9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갤러리조선.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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