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동료 눈치 보느라 지원 못할 것"
수련병원들이 오는 31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가을턴)을 진행하고 있지만, 지원자가 극소수에 불과해 전공의 채용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마감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서울대병원 등 '빅5' 병원조차 지원자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가을턴에서 서울아산병원은 인턴 131명·레지던트 상급년차(2~4년차) 309명을, 삼성서울병원은 인턴 123명·레지던트 1년차 97명·상급년차 282명을, 세브란스병원은 인턴 146명·레지던트 1년차 158명·상급년차 410명을 각각 모집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을 포함해 산하 8개 병원 통합채용을 진행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인턴 218명, 레지던트 1년차 209명, 상급년차 590명을, 서울대병원은 인턴 159명, 레지던트 1년차 7명, 상급년차 25명을 모집하고 있다.
병원별로 세자릿수 규모의 채용 공고를 냈지만, 아직까지 지원자는 거의 없다. 현재까지 빅5 병원 중 3곳의 하반기 모집 지원자는 0명, 나머지 두 병원에도 지원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병원 관계자는 "아직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가 없다"며 "교수들 사이에서도 전공의 수련 참여를 보이콧하겠다는 움직임 등이 있다 보니 주위 눈치를 보느라 선뜻 지원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들 병원은 전공의 모집 마감일인 31일까지도 지원자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빅5와 같은 서울 상급병원이나 일부 인기과에 소수의 지원자가 있을 수 있지만, 분위기상 많이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앞서 전공의 수련 관련 사항을 결정하는 보건복지부 심의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가 정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은 7645명이다. 정부는 9월 수련에 지원할 경우 전문의 자격 취득이 늦어지지 않도록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으나 전공의들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각 수련병원이 채용 과정에서 병원 재량에 따라 자격이나 역량 미달 등을 이유로 전공의를 채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지난 19~25일 전국 의대 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하반기 전공의 모집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설문에 참여한 의대 교수 3039명 중 50.2%(1525명)는 하반기 모집에서 아예 전공의를 뽑지 않겠다고 답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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