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65%·국산차 35%
제네시스 G90 최다…2801대
지난 1월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 전용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도입된 이래 6개월여 만에 전국에서 차량 1만2000여대가 해당 번호판을 새로 부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들어 1월부터 지난 18일까지 연두색 번호판을 새로 단 법인 승용차는 총 1만2621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388대(34.8%)는 국산차, 나머지 8233대(65.2%)는 수입차로 수입차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연두색 번호판을 가장 많이 부착한 단일 모델은 이른바 '회장님 차'로 불리는 제네시스 G90으로, 총 2801대(롱휠베이스 모델 133대 포함)로 국산차 가운데서는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다. 이어 국산 차종으로는 제네시스 GV80(853대), GV80 쿠페(392대) 등도 많이 등록됐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3366대로 최다였다. BMW는 2451대로 두 번째로 많았다. 벤츠 중에서는 S500 4MATIC(401대)이, BMW에서는 740i xDrive(439대)가 연두색 번호판을 가장 많이 단 모델이었다.
연두색 번호판 차량을 가격대별로 보면 8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이 4247대(국산 2636대·수입 1611대)로 33.7%였다. 그다음으로는 1억∼1억2000만원이 3284대(국산 1423대·수입 1861대)로 26%, 1억2000만~1억5000만원 2325대(국산 230대·수입 2095대)18.4%의 순이었다. 1억5000만원이 넘는 차량은 총 2765대(21.9%)로, 이 중 국산차는 99대(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뿐이었다.
지역별로는 부산에서 가장 많은 2588대(20.5%)가 등록됐고, 인천은 2473대(19.6%)로 그다음이었다. 이어 경남(1625대), 제주(1434대), 경기(1207대), 서울(1129대) 등이 뒤따랐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차를 새로 등록할 때 차량 가격의 일정 비율로 공채를 사야 하는데, 공채 매입 요율이 특히 낮은 부산과 인천 등에 '원정 등록'이 이뤄진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주는 렌터카 법인이 많아 고가 수입차 등록도 많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부터 법인이 신규·변경 등록하는 8000만원 이상 업무용 승용차는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취득가액이 3억원을 넘는 법인 승용차 누적 등록 대수는 6029대로, 3억원 이상 개인 명의 승용차(1945대)의 3배 수준이다. 고급 수입차를 법인 명의로 구매한 뒤 사적인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연두색 번호판' 공약을 내걸며 "탈세 목적의 법인 차를 구분하려면 택시처럼 번호판을 눈에 띄게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차량 2만여대가 연두색 번호판을 달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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