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중 피격당한 가운데 미국 정치권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NBC 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이 미국인들이 "극단적 언행을 줄여야 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존슨 의장은 "양당 지도자들 모두 나라를 진전시키기 위해 이 같은 대립 자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 모두에 대립의 정치가 심화하고 있다"며 "우리의 의견이 불일치할 수도 있지만, 이는 좋은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첨예한 정치적 논쟁과 토론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개인적인 것이 돼서는 안 되며 개인을 표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지적했다. 존슨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한 종류의 언행이 사용되면 지적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마이클 와틀리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 같은 폭력은 어떤 방식으로도 정치에 있을 수 없다. 끔찍한 행위"라며 "미국인 모두가 잠시 멈춰야 한다. 앞으로 정치 과정에서 우리에게 실제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낸시 메이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누구도 정치적 신념 때문에 총에 맞아서는 안 된다"며 "단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총에 맞아 죽어서는 안 되며, 솔직히 이 같은 극단의 언사에 신물이 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당시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 동행했던 데이브 매코믹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ABC뉴스 인터뷰에서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이것이 결코 후보에 대한 물리적 충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폭력에 의지해선 안 되며, 이 같은 폭력은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소속 펜실베이니아 출신 존 페터먼 상원 의원은 "우리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 열기를 가라앉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출신인 조슈아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별도 연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는 용납할 수 없는 비극"이라며 "정치 지도자들은 증오의 언사를 자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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