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Law]조석래 명예회장 타계 전 “조현문이 상속세 완납하면 재산 나눠라”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리는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3월 작고한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에게 상속재산을 물려주겠다고 밝히면서 조 전 부사장의 ‘상속·증여세 선납’을 조건으로 건 것으로 확인됐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물려받을 유산에 해당하는 세금을 먼저 낸 뒤에야 상속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절차상 순서를 못 박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조현문 전 부사장이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법률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조석래 명예회장은 생전 유언장을 통해 조현문 전 부사장이 상속받을 재산에 해당하는 상속·증여세 등을 전부 납부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조 전 부사장이 상속세를 먼저 내면, 이후 유언을 집행하라는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 전 부사장이 공동상속인들의 상속세 신고 등의 절차에 협조하라는 등의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이 같은 조건을 위반할 경우, 세금 납부 절차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한 내용도 유언장에 담겼다. 상속세 등에 대한 가산세가 부과된다면, 조 전 부사장이 가산세를 전액 부담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공익재단을 설립해 상속재산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상속 재산을 욕심내지 않고 전액 재단에 출연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에 선례를 남기고자 한다”며 형 조현준 효성 회장과 동생 조현상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이 재단 설립에 협조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은 “(유언장에는) 상속과정에 대해 여러 가지 조건이 붙어있어서, 그런 부분을 먼저 해결하는 단계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故)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은 그룹 경영에 대해 “조현준과 조현상은 효성 그룹을 분할해서 독립 경영하길 바란다”는 유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문 전 부사장을 제외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두 사람에게만 그룹 경영을 맡긴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이 선친의 유훈과 관련해 ‘삼 형제 독립 경영’을 언급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이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이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도 계열 분리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제가 더 이상 효성그룹에 특수관계인으로 얽히지 않고 삼 형제 독립경영을 하는 것 역시 선친의 유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을 장남 조현준 회장과 3남 조현상 부회장이 이어 나가길 바라면서,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등의 계열사 지분도 이들에게 더 많이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상당 부분의 재산은 부인인 송광자 여사에게 남겼다고 한다.

법률신문 임현경 기자, 홍윤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