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시험 기간에 커피차 보내기, '입사 예정자 환영식' 때 인생네컷 포토부스 설치하기…
모두 법무법인 세종(대표변호사 오종한) 리쿠르팅위원회의 어쏘변호사에게서 나온 아이디어다. 지난달 12일 서울 종로구 청진동 세종 본사에서 신입변호사 채용을 담당하고 있는 박준현(46·사법연수원 37기), 정은영(40·변호사시험 1회), 황태상(41·3회) 변호사를 만났다. 이들은 입을 모아 "세종은 소통이 자유로운 로펌"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대표변호사가 '우리는 모두 똑같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회의할 때 저연차도 의견을 갖고 들어와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며 "세종에서는 실제로 저연차 변호사도 충분히 자기 발언을 할 수 있고, 케이스를 주도해나가면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만큼 적극적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살아온 사람에게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소통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가 있는 건 없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에는 '어쏘 커미티'라는 제도가 있다. 저연차 어쏘변호사들이 자체적으로 위원을 조직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다. 이들은 전체 어쏘들의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안건이 나오면 경영진과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는데, 주52시간제도 등 최근에도 많은 일을 상의했다. 과거 유학 규정을 개정한 것도 대표사례다. 보통 어쏘 기간에 임신·출산을 많이 하는데, 임신·출산 휴가 기간이 유학 심사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발생하자, 이를 어쏘 커미티에서 의논한 뒤 개선해서 유학 심사 시 임신·출산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개정했다.
채용 방식에서도 '자유로운 소통'이라는 세종의 문화가 드러난다. 보통은 어쏘변호사가 업무 지원은 해도 의사결정에서는 배제되는 경우가 있는데, 세종은 채용 확정자를 정할 때에도 어쏘변호사까지 1인 1표로 정한다. 박 변호사는 "대신 책임은 선배 변호사들이 진다"며 "그러다보니 저연차들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아이디어를 개진한다"고 말했다.
"젊은 로펌"이라는 박 변호사의 말처럼, 세종은 대형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인스타그램은 리쿠르팅 홍보용으로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찾아보면 쓸만한 얘기들이 많을 것이다"라고 추천했다. 그는 "최근에 법률신문의 '2024 로펌 컨수머 리포트'까지 찾아보고 쓴 지원자가 있어 놀랐다"며 "지속적으로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회사에 관심이 있어야 나오는 행동이어서 좋게 봤다"고 덧붙였다.
황 변호사는 "정량적 요소는 이미 나와있고, 정성적 요소에는 지원자의 장점과 세종에 대한 관심이 있다"며 "이미 데이터로 파악 가능한 성적과 장점을 연관시키기 보다는, 솔직 담백하게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써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 이어 "정량 지표에서 드러나는 부족한 점을 해명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변호사들은 보통 일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자기소개서를 본다"며 "피곤한데도 지원자의 장점을 바로 알아챌 수 있도록 직설적으로 표현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역경을 극복한 경험과 태도도 중요시한다고 전했다. 황 변호사는 "동료는 전쟁터에서 내 뒤를 맡길 수 있을 만큼 신뢰하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힘들다고 생각할만한 거창한 경험이 아니어도 된다"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어려움이 닥쳐도, 그때 감정과 상황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얘기해주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 변호사는 "변호사는 자기 이름을 시장에 알려야 하는 직업이고, 그 과정에서 힘든 기간은 찾아올 수밖에 없다"며 "이를 극복하고 잘 해내겠다는 의욕이 있는 사람에게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올해 세종에 법무관 4명을 포함해 38명이 입사했다. 25세부터 35세까지, 평균 27.8세다.
이들 변호사는 '인재를 모시겠다는 세종의 의욕'을 강조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최근 신설된 4년차 해외 워크샵처럼 계속해서 처우를 개선하고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데이를 기획해 지원서 받기 전에 로스쿨생과 리쿠르팅위원이 식사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로스쿨에 커피차를 보내기도 한다"며 "인재 모시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로펌"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의 처우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세종은 2026년 입사자부터 인턴채용 방식에서 면접채용 방식으로 전환한다. 예전엔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에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채용했다면, 이제는 면접을 통해 입사 예정자를 선발한 다음, 비슷한 트레이닝을 입사 예정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평가보다는 교육과 세종과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 위주로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수시 채용이라고 해서 경력자를 우대한다는 게 아니라, 똑같이 신입 채용을 하는 것"이라며 "채용이 반 박자 빨라졌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한주 법률신문 기자
※이 기사는 법률신문에서 제공받은 콘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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