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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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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레벨업 위한 제도 개선 시급

4600조원 VS 2700조원.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과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비교일까. 안타깝게도 아니다. 미국 엔비디아의 시가총액과 한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코스피+코스닥+코넥스)이다. 한국 시장 전체가 미국의 종목 1개를 따라잡지 못한다. 미국 시장엔 우리나라 전체 시총보다 많은 기업이 무려 6개나 있다. 나라 규모의 차이 때문이라고 위안을 삼고자 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대만이랑 비교를 해보자. 현재 대만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3000조원을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랑 300조원 차이가 난다. 이런 상황인데도 나라 규모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할 수 있을까.


[시시비비]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현주소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한국증시 도약 위한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1차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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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라면 늘 듣는 용어가 있다. 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유독 한국 주식시장은 저평가를 받는다. 기업가치 그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증시 수급 기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아서다. 그렇다면 ‘주식회사 대한민국’을 매력적인 투자 시장으로 보지 않는 이유에서 디스카운트 답을 찾아야 한다. 우선 정치·경제 시스템에 대한 불확실성 우려가 크다.


최근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올해도 불발됐다. 급작스러운 공매도 금지 조치가 원인이다. MSCI는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외국인의 발길을 끌기 위해선 선진 자본 시장을 향한 정부의 올바르고 일관된 정책 지속성이 필요한 이유다. 인도처럼 경제성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최소한 안정된 정치·경제 시스템을 구축해 현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해야 한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국내 투자 비중은 줄이고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수익률에 집중해야 하니 저평가 상태인 국내 시장은 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대 ‘큰 손’ 국민연금은 1988년 기금 설립 이후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연평균 6.3% 수준이지만 해외 주식 투자 수익률은 배 가까이 높은 11%에 달한다. 국내 시장서 투자를 잘하지 못한 결과에 기인한 게 아니라 고수익을 내지 못하는 시장 자체가 근본적인 문제다. 더욱이 연금개혁 무산으로 국민연금은 현재 14.2%인 국내 주식 투자 비율을 2029년까지 13%로 낮추기로 했다.


개인투자자들도 해외 투자에 집중하면서 국내보다 해외 투자 비중이 역전하는 상황이 머지않았다. 개인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11조원가량 팔아치우고 대신 미국 주식은 8조원을 사들였다. 개인의 미국 주식 보유 금액은 이제 800억달러를 넘어섰다. 5년 전과 비교해 10배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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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현주소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각종 지수들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올들어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추진에 힘쓰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2800선 고지에 오르는 등 힘을 내고 있으나 갈 길이 멀다. 자본시장 레벨업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규정하는 상법개정,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투자자 보호장치, 장기투자 세제 인센티브, 배당분리 과세, 금융투자소득세 재점검, 기업지배구조개선 등 각종 정책 조합 추진에 힘을 써야 한다. 높은 수익을 향해 해외로 나가는 개인과 기관의 선택은 합리적이다. 이들의 발을 붙잡기 위해선 시장이 바뀌어야 한다. 외국인을 끌어오기 위해선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투자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 한국 증시의 생존을 위해 말이다.




이선애 증권자본시장부장 ls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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