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처분 대신 인도적인 피임 조처 논의돼
독약·덫 제한하는 분위기 속 대안으로 떠올라
비둘기를 포함한 야생동물 개체 수 조절이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가 가득한 비둘기 배설물은 기념비나 건물의 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구조적인 붕괴를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 이에 비둘기 등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야생동물에 대해 '피임약'을 줘 숫자를 줄이고자 하는 실험이 과학자 사이 이뤄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영국 요크대에서 열린 야생동물 생식 통제에 관한 학회에서 과학자들은 살처분 대신 인도적인 피임 조처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이 회색 다람쥐를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면, 캐나다 토론토는 도심에 넘쳐나는 비둘기 개체를 줄이기 위해 불임 모이를 통해 비둘기 수를 줄이는 실험을 하고 있다. 비둘기 부화를 억제하는 피임약은 수동으로, 또는 자동 급여기를 통한 투여 방법이 있다. 만약 이 해법이 성공한다면 향후 청설모, 야생 멧돼지, 사슴, 염소 및 쥐의 개체 수 관리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둘기 개체를 줄이는 것과 관련해 마르코 펠리차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박사는 "연간 최대 8번 번식하며 기대 수명이 5년인 비둘기 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과잉 번식으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 때문에 대중의 의견이 이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처분보다 인도적이고 효율적"
앞선 방법은 덫이나 총을 이용한 사살, 독약 살포보다 인도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러 국가는 해당 동물들 외에 다른 동물까지 죽일 수 있다는 이유로 독약이나 덫 등을 금지하고 있고, 이는 점차 확산하고 있다. 지오바나 마세이 요크대 박사는 "우리는 창의적인 방법을 찾고 있다"며 "살처분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은 비인도적이고 비효율적이며 대중의 반대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요크대는 야생동물 생식능력 조절에 관한 첫 번째 워크숍을 개최해 농업 또는 토종 서식지에 해로운 해충에게 피임약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불임 모이가 생태계에 교란을 줄 가능성이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종식할 수 있는 완전한 방법을 찾는 게 숙제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불임 모이에 노출돼야 효과가 더 커지는 만큼 이를 위한 방안 또한 찾아야 한다. 나아가 동물단체와 환경단체에서 야생 동물 개체 수 조절에 시위와 반대 의견을 내놓아 향후 이 부분 또한 해결할 과제로 남아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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