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하씨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편지
“1주기 전 진실 밝혀 아들 추모할수 있게”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 순직한 해병대원의 어머니 하 씨가 사고 원인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명예 회복을 촉구했다. 하 씨는 지난 11일 작성한 편지를 12일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내 이런 내용을 담아 전달했다.
하 씨는 편지로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디엔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은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가 났지만,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 될 거라는 마음" 때문이었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사에 대해 “유속이 빨라 장병들을 하천에 투입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왜 투입을 결정했는지, 장병들을 하천에 투입하면서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았는지, 장화는 왜 신게 했는지, 아토피가 있어 수영을 못하는 아들의 수영 가능 여부를 확인했는지 등이 하루빨리 투명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래야만 저도 저희 아들한테 현충원에 가면 할 말이 있고 ‘잘했다’는 말을 듣지 않을까요"라며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서 저의 아들이 희생되어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라며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하 씨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 당국엔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이어 장마철에 또다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