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홍콩·20일 싱가포르서 각각 로드쇼 개최
글로벌IB 2곳과 동행…거래소 단독 행사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다음 주 홍콩, 싱가포르에 방문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한다.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지침) 해설서 최종본을 발표한 이후 밸류업 열기가 가라앉자 이를 되살리기 위해 밸류업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동행하지 않으며 거래소 단독 행사로 추진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정은보 이사장은 다음 주 홍콩과 싱가포르를 찾아 해외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 행사를 진행한다. 18일엔 홍콩에서, 20일엔 싱가포르에서 로드쇼가 예정돼 있으며 밸류업 실무를 맡은 경영진과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과 동행한다. 이번 행사는 거래소가 단독으로 주최하는 행사다. 정 이사장이 밸류업 홍보를 위해 해외를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5월14일 일본거래소(JPX) 도쿄 본사에서 야마지 히로미 JPX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한 데 이어 같은 달 16일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뉴욕 투자자를 만났다.
정 이사장의 이번 동남아행은 해외 기관 투자자들에게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패가 외국인 투자와 자금 유치에 달린 만큼 해외 기관투자자들 다수가 헤드쿼터를 두고 있는 홍콩과 싱가포르 현지에서 개선된 국내 투자환경을 알려 해외 기관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정은보 이사장이 다음 주 내내 홍콩과 싱가포르에 머물며 해외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과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꺼져가는 밸류업 불씨를 살리려는 의도도 읽힌다. 벨류업 시행 발표 이후 주식시장에 테마로 떠올랐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주의 인기는 정작 최종본 발표 이후 시들해졌다. 올 상반기까지 코스피는 2700선을 오가며 박스권에 갇혀 있다. 실제 코스피 지수(10일 기준)는 올해 초(1월2일) 대비 총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 상승률(16%)과 비교하면 약 13분의 1 수준이다. 지난달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이 밸류업 수혜가 예상되는 자동차, 금융주 등을 대거 사들였지만, 실망 매물을 쏟아내면서 오히려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우리나라의 공매도 제도 현황 등도 화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개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금융당국의 공매도 제재에 대해 달갑게 보지 않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 방지 전산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개발 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10개월 내 구축을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은 한국거래소가 맡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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