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위기에 관한 균형 잡히고 일관된 정책 과정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에 불참하기로 결정한 것에 감사를 표한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라브로프 장관이 러시아 노브고로드에서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외무장관 회의를 계기로 왕 주임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오는 15∼16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평화회의에 대해 "러시아의 공평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모든 평화 계획과 현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그간 회의가 러시아를 초청하지 않은 채 서방 주도로 열린다는 점에서 무의미하다고 비판해왔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가운데 중국이 우군이 되길 바라는 만큼 러시아는 중국의 평화회의 참석을 주시하고 있다. 스위스 정부에 따르면 회의에는 90개 국가와 단체가 참가 등록을 했다.
라브로프 장관과 왕 주임은 아시아태평양 안보 상황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양국 외교 수장이 이 지역에 반러시아·반중국 성격을 가진 폐쇄적인 군사 정치 구조를 구축하려는 미국의 노선을 고려해 아태 지역의 안보와 안정성을 보장하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유럽·대서양 메커니즘의 정체를 배경으로 유라시아의 새로운 안보 구조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왕 주임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우리는 우리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자간 장소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는 개발도상국들의 공통된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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