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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보]제주의 쪽빛바다 담은 길…제주올레 20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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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녕을 출발해 하도 제주해녀박물관까지 이어지는 제주올레길 20코스는 제주 북동부 바다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은 '바당' 올레다. 바당은 바다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이다. 김녕서포구를 출발해 김녕, 월정, 세화 등 제주도의 주요 해수욕장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잔잔하게 일렁이는 제주도의 쪽빛 바다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길이다. 물빛이 아름답고 수심이 고른 편이어서 잠시 쉬면서 물놀이를 하기에도 좋다. 운이 좋으면 해녀들이 물질하는 모습과 함께 그들이 잠수했다가 물에 떠 오를 때 숨을 내뱉으며 마치 휘파람 같은 소리가 나는 '숨비소리'도 들을 수 있어 제주 해녀 문화가 함께 스민 길이기도 하다. 총 17.6㎞ 길이로 소요 시간은 5~6시간이다.


[하루만보]제주의 쪽빛바다 담은 길…제주올레 20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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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점인 김녕서포구를 출발해 동쪽으로 1.8㎞ 정도를 걸으면 김녕해수욕장이 나온다. 거대한 너럭바위 용암 위에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백사장으로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한 작은 성'이라는 뜻이 담긴 성세기해변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물빛이 아름답고, 수심도 고른 편이어서 물놀이에 적당하다. 풍력발전기도 다수 세워져 있을 정도로 바람이 좋아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이들도 모여드는 곳이다.


제주 방언으로 잔디를 뜻하는 태역을 가로지르는 태역길을 지나 걷다 보면 김녕 환해장성에 이른다. 환해장성은 여몽항쟁기 삼별초군이 몽골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제주 해안선 300여리에 쌓은 석성이다. 형태가 온전히 남은 곳들은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다만 김녕의 환해장성은 최근 복원됐다.


다음은 당처물동굴이다. 월정리 밭 작업 도중 발견된 용암동굴이다. 지표 아래 약 3m에 생성된 입구가 없는 용암동굴로 동굴 전체에 종유석 기둥이 발달해 있다. 길이 110m, 폭 5~15m, 높이 1.5~2.5m로 크기는 비교적 작지만 학술 가치가 커 1996년 12월 천연기념물 제384호로 지정됐다. 각종 식당과 카페들이 위치한 월정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계속 걸어가면 행원포구가 나온다. 조선에서 두 번째로 폐위된 임금 광해군이 제주도에 도착한 곳이다. 광해군은 처음엔 강화도로 유배됐지만 계속 광해군을 내세운 반역 시도가 이어지자 제주도로 유배지를 옮기게 됐다. 광해군은 바다를 건널 때도 배에 장막을 둘러쳐서 밖을 보지 못하다 배에서 내린 후에야 제주도에 도착했음을 알았다고 한다. 이후 4년여를 제주도에서 살다 세상을 떠났다.



이후 좌가연대, 한동해안도로, 평대해수욕장, 세화해수욕장 등을 거쳐 제주해녀박물관에 이르면 오늘의 코스는 끝난다. 해녀박물관은 기원전부터의 역사를 가진 제주의 해녀 문화를 중심으로 해양, 어촌, 민속, 어업 등에 관한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박물관 안팎의 전시물들은 모두 실제로 해녀들이 기부한 것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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