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피해자 요청" 밀양 가해자 영상 삭제… 피해자 "사실 아냐" 반박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4초
언론사 홈 구독 뉴스듣기 글자크기

가해자 공개 유튜버, 영상 삭제·계정명 변경
여성단체 "일방적 행동으로 피해자만 희생"

20년 전 발생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잇달아 공개한 유튜버가 피해자와의 소통 끝에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으나 피해자 지원단체는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7일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 중 하나인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이 단체는 "유튜브 '나락보관소'가 이날 오후 5시40분쯤 '밀양 피해자분들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피해자분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었습니다. 제가 제작한 밀양 관련 영상들도 전부 내렸습니다'라고 쓴 공지는 사실과 다르다"고 전했다.

"피해자 요청" 밀양 가해자 영상 삭제… 피해자 "사실 아냐" 반박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에 올라왔던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공개 영상들[이미지출처=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AD


상담소는 이 유투버가 5일 '피해자 가족 측과 메일로 대화를 나눴고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고 공지를 올렸던 데 대해서도 거듭 반박했다. 상담소는 "피해자들은 5일 오후까지 나락보관소에 '피해자 가족이 (신상 공개에) 동의했다는 내용을 내려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상담소와 상의 후 당일 밤 보도자료를 배부한 뒤 글이 삭제됐다"며 "5일 오후 이후 해당 유튜버와 소통한 바 없다. 6일에도 나락보관소는 일방적 영상 업로드를 지속했다"고 폭로했다.


상담소는 "(나락보관소가) 마치 피해자들과의 긴밀한 소통 끝에 피해자들의 의사를 반영해 영상을 내린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지를 하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반영하지도 않았던 나락보관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피해자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어 "향후 피해자의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그 어떤 제삼자에 의한 공론화도 피해자의 안녕과 안전에 앞설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에는 지난 1일부터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이름과 사진, 직장명 등을 포함한 영상들이 올라왔다. 이로 인해 이 사건이 다시 공분을 사면서 가해자가 근무했던 식당이 문을 닫고 또 다른 가해자가 직장에서 해고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졌다.


이 유튜버는 지난 5일 "피해자 가족 측과 메일로 대화 나눴고 (가해자) 44명 모두 공개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상태"라는 공지를 올렸으나 상담소 측은 곧바로 "피해자와 가족은 가해자 공개에 동의한 적 없다. 영상 삭제 요청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공지글은 이후 삭제됐다. 해당 유튜브 채널은 현재 모든 영상을 내렸으며, 계정명도 바꿨다.



한편 경남경찰청에는 가해자 신상을 폭로한 유튜브 영상들과 관련해 당사자들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를 훼손했다는 취지의 고소장이 5건 접수됐다. 고소인 중에는 가해자로 지목돼 직장에서 해고된 남성과 가해자 여자친구라고 잘못 알려진 여성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