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쌍 중 1쌍이 데이팅 앱으로 만나 결혼"
합계 출산율은 1.2명으로 집계가 시작된 189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일본 정부가 최근 미혼 남녀의 만남을 장려하는 데이팅 앱 개발에 나섰다.
짝을 찾고는 싶지만 민간 데이팅 앱을 이용하기는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지자체가 직접 확실한 신원 보증을 마친 이성을 주선해주자는 취지다.
아사히신문은 도쿄도가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커플 매칭 앱이 올여름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도쿄는 합계 출산율이 0.99명으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1을 넘지 못했다.
도쿄도는 일본 정부가 전례 없는 조치를 주문함에 따라 2년 동안 약 5억엔(약 44억 원)을 투입해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해당 앱에 가입하려면 엄격한 인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얼굴 사진이 있는 신분증을 제출하고 신장·최종 학력·직업·소득 등 15개 항목의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소득이 없는 경우는 '0엔'이라고 표기해야 한다.
앱 운영자와 의무적으로 면접을 봐야 하고, 단순한 유희 상대가 아닌 결혼 상대를 찾고 있다는 내용의 서약에 서명까지 해야 한다. '신고하기' 기능이 전부인 민간 데이팅 앱과 달리 문제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꼼꼼한 확인 절차를 거치는 것이다.
이 앱은 작년 12월 도쿄도가 온라인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한 AI 이성 추천 서비스의 앱 확장판이다. 도쿄에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18세 이상의 독신 누구나 가입해 이용할 수 있다.
도쿄도 관계자는 아사히에 "결혼에 관심이 있지만 파트너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경우 지원해 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가 일본에서 만남을 주선한 최초의 사례는 아니다. 도쿄도 다음으로 합계출산율이 낮은 미야기현은 21년에 지역 미혼 청년 매칭 사이트 ‘미야 매리’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일본 출산율 1위인 오키나와현도 “미혼율이 오르고 있다”면서 올해 커플 주선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이타마현은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 매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3월까지 총 2만명 가까이 등록해 458쌍이 결혼에 골인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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