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보건의사협의회, 비파견 공보의 실태조사
의료 취약지에 남은 공보의 10명 가운데 7명가량은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일부가 대형 병원에 차출되면서 남은 이에게 일이 몰리면서다.
연합뉴스는 7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5월 3∼10일 각 지역의 대형병원에 파견된 공보의와 남겨진 공보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공보의협의회는 하루에 환자가 1∼2명에 그치는 보건(지)소가 유지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조사는 현재 전체 공보의 1213명 중 563명(응답률 46.4%)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파견된 적이 있는 공보의는 212명(37.7%), 파견된 적이 없는 공보의는 351명(62.3%)이었다. 또 파견된 적 없는 공보의 가운데 동료들의 파견 이후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응답한 인원은 모두 235명(67.1%)이었다.
공보의들은 '업무량 증가(78.0%)'를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또 '업무 강제로 인한 무기력감'이 71.1%, '추가 차출에 대한 두려움'이 58.6% 순으로 높았다.
또 동료 파견 이후 비파견자의 순회 진료가 증가했는지를 총 222명에게 물어봤다. 그 결과 88%는 그렇다고 답했다. 순회진료가 증가한 곳의 수는 ‘1곳’ 92명(47.7%), ‘2곳’ 59명(30.6%), ‘3곳’ 24명(12.4%), ‘4곳’ 15명(7.8%), ‘5곳 이상’ 3명(1.6%)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아있는 공보의가 파견자들의 빈자리를 돌아가며 메웠다는 뜻이다.
파견 이후 남겨진 공중보건의사는 연병가 사용에도 제한받았다. 비파견자 349명 중 156명(44.7%)이 연병가 사용에 제한이나 거절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성환 공보의협의회장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헌신하며 지역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공보의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보의협의회는 특히 하루에 환자가 1∼2명에 그치는 보건(지)소들이 유지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역별 (공보의) 배치 기준을 지방자치단체의 재량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소별로 공보의가 보는 환자 수를 전수 조사해 실질적으로 보건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공중보건의사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보의협의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보건소 및 보건지소 1360곳 중 601곳(44.2%)은 반경 1㎞ 안에 한의원, 치과를 제외한 민간 의료기관이 존재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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